절망을 소망으로 바꾸신 하나님

한결같은 사랑 베푼 가족에 ‘감사’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 상당수가 그렇듯이 나 역시 신앙생활을 하기 전에는 ‘교회에 다니자’는 주위 사람들의 권고를 대충 듣고 흘려버리곤 했다. 흘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내 기분 상태에 따라 복음을 전하러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향해 욕을 하며 쫓아내기도 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이보다 더 바보 같은 일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 내가 교회에 발을 딛게 된 것은 마음먹고 시작한 사업에서 실패한 직후였다. 실의에 빠진 내 주위에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고 없었는데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만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교회에 가면 마음에 평안을 얻고 사업도 다 잘될 것’이라며 끊임없이 복음을 전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듣게 된 그 말은 내 마음을 움직였다. 이렇게 힘든 결정 끝에 나가기 시작한 교회였지만 믿음이 없으니 교회에 가면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만을 궁리하다 돌아오곤 했다. 믿음이 자랄 수 없었다. 예배드릴 때는 잘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교회 문을 나서면 흔들렸다. 하지만 이런 엉터리 신앙생활에도 하나님은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다.
 신실한 삶은 아닐지라도 꾸준히 교회에 다니며 은혜를 받게 되니 내 삶을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서서히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고마워’란 찬양이 내 신앙고백으로 바뀌었다. 하나님 은혜에 감사로 마음이 바뀌니 신앙생활에 열심이 붙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예수님을 믿으라고 전도하기 시작했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케 되었다. 그러자 삶이 달라졌다. 사람들이 내게 전도하며 말했던 ‘영혼이 잘되고 범사가 잘되며 강건한 복’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우선 순위를 두니 자연스럽게 따르기 시작했다. 사업의 실패를 딛고 새로이 직장에 취업해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직장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내가 속한 부서가 잘되는 복을 받았다. 더욱이 이때는 주변사람들을 꾸준히 전도해 매주일 시간을 정해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무서운 것이 망각이었다. 이렇게 하나님이 함께 해 주셔서 복을 받았으면 하나님을 더 잘 믿고 순종했어야 하는데 내 능력으로 복을 받은 양 하나님의 은혜를 까맣게 잊어버리고 교회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직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회사를 차려 독립했는데 봉급생활자의 역할이 출근에서부터 퇴근까지라면 경영자는 책임한계가 없었다. 늘어난 일을 다 소화하기 위해 예배를 소홀히 했다. 이런 나를 사단은 놓치지 않았다. 어려워진 경제여건을 돌파하기 위해 친구와 회사를 합병했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믿었던 친구는 나를 속이고 합병회사의 모든 지분을 챙겼다. 오랜 사회경험으로 이렇게 쉽게 당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이때는 눈앞에 무언지 모를 물체가 가로막고 있었는지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했다.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다 잃고 쫓겨나게 되었다. 난감했다. 몸을 추스려 다시 사업을 시작했지만 곧 무너져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빚을 받으러 온 사람들 때문에 집에 들어간다는 건 꿈도 꾸기 힘들었다. 염치없지만 도움을 구할 데라고는 하나님밖에 없었다. 나도 나를 용서하기 힘들었는데 하나님께 지난날의 잘못을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자 하나님은 나를 도와주셨다. 조금씩이나마 벌어 일부 빚을 상환할 수 있었고, 일부 빚은 탕감을 받도록 해 주셨다. 돈 때문에 많은 경우 관계가 깨어지는 것이 부지기수인데 사람들은 내게 용기를 잃지 말고 재기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가족들도 내게 용기를 내라며 격려해주고 기도를 아끼지 않았다. 물질의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이번 일을 통해 물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많음을 알게돼 감사하다. 바라기는 절대절망의 상황에서 절대희망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모든 사람들이 만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