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훈 목사(논설위원)

 기독교계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 중에 기독교인들이 졸업할 때쯤 되면 적지 않게 신앙을 잃어버리거나 타종교, 특히 천주교와 불교 쪽으로 옮겨간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이 기독교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대체로 세 가지라고 한다.
 첫째, 한국 개신교 교회의 영성이 너무 깊이가 없다는 것이다. 말 많고 소란스러운 것에 비해서 진정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하는 영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통성기도는 많이 하지만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은 거의 없고, 교회를 자주 나가는 열심에 비해 그리스도의 신성을 보여주는 신앙 인격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둘째, 한국 개신교 교회는 지나치게 물질주의적이라는 것이다. 헌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을 우대하고, 물질적으로 기여하는 자들이 교회의 요직을 차지하고, 그 결과 돈 없는 자들이 교회생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는 결국 성도들로 하여금 더 물질적인 축복을 갈구하게 하고, 물질적으로 어려운 것 자체에 죄책감을 느끼게까지 한다는 것이다.
 셋째, 한국 개신교 교회는 교회를 책임지는 리더십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전히 자질이 부족한 사람들이 목회자가 되고, 평신도 지도자들도 너무 쉽게 직책과 직분을 받다보니 사회를 이끌어가는 역할은 차치하고라도 교회 자체를 이끌어가기에도 벅차다는 것이다.
 일반 장년층 이상의 성도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관대한 반면 비판의식이 가장 왕성한 대학 청년층은 참지 못하고 아예 교회를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크게 부흥한 1세대 대교회들 가운데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 중의 상당수가 이같은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비관적 현상에 대해서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그들을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들을 이해하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 개혁해 나가야 마땅하다. 이 세상 어떤 단체도 마찬가지이지만 고객을 무시하고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나 조직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 교회의 고객은 성도들이요, 잠재적 고객은 비신자들이다.  교회의 경쟁력은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것이다. 교회가 성경적이고 건강하다면 저절로 성장하고 부흥하는 것이 성경과 역사의 교훈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다. 즉 예수님이 다시 이 땅에 성육신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다운 교회, 가장 건강하고 성경적인 교회란 예수님의 인격과 생활, 가르침과 사역이 그대로 재현되는 교회이다. 예수님은 영성이 깊으셨다. 기도와 말씀, 묵상과 고독이 생활화 되셨던 분이다. 늘 성령충만하셨고, 항상 하나님 아버지 중심이었다. 예수님은 물질적이지 않으셨다. 부자도 사랑하셨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더 사랑하셨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먹을 것을 주셨고, 부자에게는 가진 것을 나누어 주라고 가르치셨다. 소외되고 약한 자들, 어린이와 여자들을 각별히 영접하셨다. 예수님은 탁월한 지도자이셨다. 하나님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당대의 어떤 사람들보다 건강하고 똑똑하고 강인하셨다. 항상 앞장서셨고, 잘 가르치셨으며, 자신의 사명에 목숨을 거셨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하나님이 시키신 일을 효과적으로 잘 감당하셨다. 가르치고, 전도하고, 치유하는 일이 예수님 사역의 본질이었다. 오늘 우리의 교회도 말씀을 가르치고, 복음을 전도하고, 병자를 고치는 일에 목숨을 건다면 교회는 건강하여 경쟁력이 있을 것이며 건강한 교회는 자연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교회는 세상을 사랑하되, 세상과 구별되어야 한다. 세상과 다를 것이 없을 때 사람들은 교회를 더 이상 찾을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조차 세상과는 다른, 그러나 예수님과 똑같은 교회를 사모하고 있다. 주여, 우리의 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