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판정 후 아이를 출산케 하신 하나님  
  말씀 붙들고 이미 이루었다는 확신 가져

  박한나 집사 (종로중구대교구)

 생각지 못했던 유산을 두 번이나 겪은 나는 크게 낙심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 그렇게 기다리던 아이를 뱃속에서 잃고 나자 불안감이 떠나지 않았고 하나님께서 잉태케하신 아이를 왜 데려가셨는지에 대한 원망도 생겼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 그대로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의지하기로 하고 작정 기도를 시작했다. 그동안 강남의 유명한 한방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와 약을 병행했지만 “자궁이 약한데다 자궁 내막증까지 있어 임신이 어려울 뿐 아니라 임신을 해도 유산한다”는 암울한 의사의 소견만 듣게될 뿐이었다. 시험관과 인공수정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고 6개월 이상 한약을 먹고 침을 맞아봤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아기를 갖기에는 불가능한 나이지만 이삭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치 않은 아브라함처럼 로마서 4장 말씀을 날마다 읽으면서 아기를 갖고 싶음을 애절하게 호소했다.
이때부터 믿음으로 잉태한 내 모습을 머리 속에 그리며 “아브라함에게 역사하셨던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 계셔서 동일하게 역사하십니다”라고 끊임없이 고백했다.
 새벽 40일 작정기도를 시작하며 사무엘상 1장에 나오는 한나의 애절한 서원 기도를 붙잡고 한나와 같은 심정이 되어 눈물을 쏟으며 기도했다. 하지만 작정기도를 마쳐도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이렇게 믿음으로 기도하는데 안 이루어지다니’하는 생각에 힘들고 괴로웠지만 하나님을 의지하는 이상 포기할 수 없었다. 반드시 좋은 때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이 문제를 통해서 하나님께 더욱 의지할 수 있음을 감사드린다”고 고백하며 다시 기도했다.
 그 즈음에 남편과 함께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 과정을 시작했다. 선교의 비전을 품고 선교회 활동도 더욱 열심히 했다. 이 때에도 인공수정과 시험관 시술을 여러 차례 하고 있었다. 그런데 3차 시험관 시술을 시도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출근길 자동차 접촉사고가 일어났다.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하는 때에 사고를 당해 시험관 시술은 실패로 돌아갔고 마음과 몸은 더욱 힘들어졌다. 하지만 곧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법은 이것이 아니다. 의술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겠다”는 다짐을 하며 하나님만 의지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자 선교회와 전문인 선교사 과정 식구들, 선교사님들이 나를 위한 중보기도 모임을 가졌다. 교회 식구들의 기도에 힘입어 나는 다시 다니엘 작정기도를 시작했는데 공교롭게도 1년 전 새벽기도를 시작한 때와 일치했다.
 믿음으로 아기를 가져 배부른 모습을 머리 속에 계속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미 아기를 주셨음을 입으로 시인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새벽기도 중에 집안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인내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자 마음의 평온함과 확신이 들었다. 어느 날 성경책을 읽다가 민수기 27장의 슬로브핫 가문의 딸들이 아들이 없음에도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기업을 주셨음을 믿음으로 확신한 말씀이 섬광처럼 강하게 부딪혀 왔다. 나는 하나님께서 이미 아기를 주셨음을 입으로 선포하며 감사의 예물을 드렸다.
 걱정과 불안이 말끔히 사라진 후 11월말 축복 철야 예배 통성 기도 중 성령님의 강한 임재로 감격과 기쁨의 기도를 드렸다. 조심스럽게 병원에 가봤지만 이번에도 아기는 생기지 않았다. 다른 때 같으면 실망했겠지만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실거라는 평온함이 다가왔다.
 어느날 임신 증상이 나타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테스트를 했더니 임신 양성반응이 나왔다.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검진한 결과 임신사실이 확인되었다.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에게도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풀어 주시다니∼ 할렐루야!” 3년동안 계속된 눈물의 기도가 하나님의 축복 속에 열매맺는 순간이었다.
 2002년 8월,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말씀을 붙잡고 그 말씀에 의지하여 끝까지 기도하면 반드시 응답하신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우리가 기도와 인내로써 포기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보시기 좋은 때에 반드시 응답해 주는 분이심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