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26일, 전남 장흥 보성 의료봉사

 “몸이 아파 농사일도 못하겠어요” 자녀들을 모두 도시로 보내고 농촌에서 쓸쓸히 여생을 보내는 노인들의 한숨 섞인 일성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눈팔지 않고 농사일에 평생을 바쳤다는 노인들의 곁에는 반가운 손자손녀보다 관절염과 디스크가 더 많았다.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치료의 손길과 온정이 전해졌다. 순복음의료센터 사랑의 의료봉사대는 지난달 25, 26 양일간 회원 등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라남도 장흥과 보성에서 의료봉사를 펼치며, 고단한 우리 이웃들의 상처를 싸매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요일 오전 이른 시간에 서울을 출발한 사랑의 의료봉사대가 먼저 도착한 곳은 장흥군 부산면 유량리 안디옥 교회(김금호 목사). 교회에는 서울에서 의료봉사대가 온다는 소식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장을 풀기 바쁘게 시작한 진료였지만,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은 쉽사리 줄지 않았다. 그렇지만 불평보다는 여기저기서 연발 웃음꽃이 피었다. 몸이 불편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었지만, 검사 결과 상당수의 사람들이 별다른 질병이 없다는 판정에 안도했다. 다만 무리한 노동과 노화에 따른 관절염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 도심과는 차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순복음의료센터 원장 임 권 장로는 “도심에 사는 사람들이 생활습관병으로 불리는 성인병에 많이 노출돼 있는 것과 달리 농촌은 규칙적인 운동과 식생활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지 순복음의료센터는 치료제보다 영양제 등을 많이 준비해 방문한 노인들에게 무료로 주사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영받은 것은 내과 외과 안과 치과 한방 카이로프라틱 등 원스톱 진료와 함께 병행된 이·미용봉사. 공짜(?)가 주는 매력 덕분에 “평생 퍼마 한번 해보지 않았다”는 할머니까지 퍼마를 하는 등 의료봉사현장은 지역주민들의 잔치로까지 이어졌다.
 다음 날 보성군 문덕면 용암리 한바위교회(김학봉 목사)에서 계속된 의료봉사에는 연락을 받은 주변부락에서까지 차를 대절해 원정 와 전날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봉사현장을 찾았다. 진료팀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진료 활동을 벌이는 등 3백50여 명의 환자를 돌봤다.
 진료를 받은 이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복합 질병을 앓는 이들은 많지 않았지만,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진료조차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임 권 장로는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 관절염 디스크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꾸준히 치료하지 못해 아쉽다”고 전했다. 봉사에 함께 한 회원들은 “의료인으로서 이웃을 위해 배운 것을 활용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환자들의 쾌유를 빌었고, 동시에 이들의 마음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전해지기를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