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호 안수집사(논설위원)

 한 나라의 인구는 대략 그 나라의 국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영국·프랑스·독일 및 이태리 등의 유럽 선진국이 7천만 명 수준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강대국이 되려면 적어도 7천만 명의 인구는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단순히 인구만 많으면 국력이 부강해지는 것이 아니고, 우수한 경제활동 인구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을 때 튼튼한 인구구조를 가졌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구구조가 경제·사회 발전과 더불어 심각하게 우려할 수준으로 변화되고 있다. 즉 65세 이상의 노인인구는 1980년 불과 3.8%이었으나 2002년에는 8%에 이르렀으며, 향후 30년이면 서방 선진국과 같이 17%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에 여성 한 명이 가임 기간에 평균적으로 낳는 자녀수인 출산율은 1975년 4.5명이었으나 2000년에는 1.5명을 기록하였으며 조만간 1.3명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같이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진 직접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소자녀관(小子女觀)이다. 자녀양육이라는 과중한 부담을 경감하는 한편 남녀 평등에 의한 성(性) 역할의 변화로 가급적이면 자녀를 적게 가지려는 의식구조가 팽배해 있다. 둘째, 독신녀의 증가현상이다. 조혼인율(粗婚姻率)이 1992년 9.6에서 2002년에는 6.4로 현저히 낮아졌다. 즉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독신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출산율 억제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남녀 모두 결혼연령이 점차 늦어져 가임 기간이 단축되는 것도 출산율 저하의 한 요인이다.
 선진 외국은 노령사회로 이미 진입하였지만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출산율 향상을 위한 인구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즉, 미국은 65세 이상의 노인이 12.5%에 달하지만 총 출산율이 2.1명에 이르고 있다. 일본은 노인인구가 17%나 됨에도 불구하고 출산율 역시 1.35명밖에 되지 않아 천사계획(Angel Plan)을 수립하여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유럽 선진국 역시 모자보호 정책을 추진한 결과 1.8명의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밖에 서방 선진국은 그들의 독특한 문화가 인구감소를 억제하고 있다. 즉, 미혼모제도가 보편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입양과 이민이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총출산율이 동양의 선진국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미미하지만 출산지원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즉, 자녀 출산 보조비로 약 90만원을 지급하거나, 자녀를 많이 낳은 부모에게 포상을 실시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정책마저도 중앙정부는 난색을 표명하고 나섰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인구가 2020년까지 5천 6십만 명으로 증가하여,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너로 심히 번성케 하리라’(창 17:2)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야곱에게 생육하고 번성케 하사 너로 여러 족속을 이루게 하셨다(창 28:3). 이와 같이 하나님은 인간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천지만물을 다스리며 살라고 명령하신 것이다. 젊고 건강한 경제활동인구가 많아야 고부가가치의 경제활동을 수행함으로써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