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전부되신 하나님 아버지”

성경공부 통해 하나님 섭리 깨달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불러봤을 노래 달타령. “달아 달아 밝은 달아∼”로 시작되는 달타령의 주인공 가수 김부자를 만나러 지난 21일 정릉집을 찾았다. 해외 공연차 러시아에 갔다 전날 돌아왔다는데 피곤한 기색조차 없다.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위한 위문공연이었습니다. 6월 15일은 사할린, 18일에는 우스리스크에서 공연을 했는데 우스리스크의 경우 한국 연예인들의 공연이 처음이라 대환영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다 같은 식구’라는 타이틀로 열린 이번 공연에서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한 민족, 한 핏줄이라는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며 무척 흡족해 했다.
 올해로 가수 인생 36년째를 맞고 있는 김부자 권사. 대중의 사랑을 받는 가수로, 열심있는 신앙인으로서의 그녀의 인생을 살짝 엿보기로 하자.
 1964년 동아방송 아마추어 콩쿨대회(가요 백일장) 입상을 계기로 가요계에 입문할 당시 그녀의 나이는 16세였다. 1968년 영화 ‘팔도기생’의 주제가를 불러 이름이 알려졌고, 전성기인 70년대에 들어서는 MBC 10대 가수상을 비롯해 전국의 각 방송국과 매스컴에서 개최한 가요상을 석권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지금까지 낸 음반만도 60장, 2천 곡에 달한다. ‘사랑은 이제 그만’ ‘당신은 철새’ ‘달타령’ ‘카츄사’ ‘칠천만의 아리랑’ ‘가시렵니까’ ‘신촌의 그 사람’ 등이 대표적인 히트곡이다.
 한국인의 애환과 정서를 담은 노래를 부르다보니 그녀의 공연을 원하는 해외 동포들이 많아 공연 횟수가 잦은 편. 이번 공연에서도 ‘칠천만의 아리랑’을 불렀을 때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앵콜을 청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부터 스포트라이트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김부자. 그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었일까?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사랑과 은혜였다. 현재 그녀는 예능교회를 11년째 출석하고 있다.
 “교회 나가기 십여 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기도를 받았어요. 모두들 나를 보고 ‘부자는 교회 다니면 열심히 믿을 아인데 왜 교회를 안 다니는지 모르겠네’ 하며 한마디씩 하곤 했죠”
 하지만 그녀에게는 ‘주어진 인생에 충실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친구들이 전도할 때마다 일을 방패삼아 교회 나가는 것을 차일피일 미뤘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교회 다니는 것을 방해하는 사단의 공격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십년을 보냈다. 어느날 불현듯 교회에 가야만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는데, 그 때가 1992년도 였다.
 당시 그녀에게는 아픔이 많았다. 가족의 이별을 겪어야했고, 그 동안 모은 재산을 잃게되면서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나의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지금까지 일해 왔구나 생각하니 회개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새벽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며 한 5∼6년 동안 눈물 속에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눈이 짓무를 정도로 울어 담임 목사로부터 걱정어린 충고를 듣기도 했단다.
 그 후 성경공부를 하며 흙으로 사람을 빚어 생기를 주시고 호흡하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탄했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사실 저는 사람이 원숭이로부터 진화해서 만들어졌다고 믿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사실에 얼마나 놀라고 감사했는지 몰라요. 나란 존재는 나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갈 뿐이라는 걸 깨닫고 매사에 그분을 의지하게 됐어요”
 당시 연예인으로 함께 활동했던 최승희 집사로부터 하나님을 섬기는 삶이 어떠한 것인지 배우기도 했던 그녀.
 “지금은 권사가 되었을 테죠? 저랑 함께 활동할 때는 집사였으니까요. 그 분이 보여준 삶은 신선했어요. 한번은 새 돈을 준비해 성경책에 넣길래 ‘뭐 할거냐’고 물었더니, ‘하나님께 드릴 헌금’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교회 갈 때마다 늘 새 옷을 입길래 ‘왜 이렇게 입고 가냐’고 물었더니 ‘하나님한테 잘 보이려고 한다’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 교회를 다니면 하나님께 축복 받아 새 돈을 드릴 수 있고 새 옷을 입을 수도 있나보다 생각했죠”
 그녀를 교회로 이끈 또 하나의 계기는 아이들이었다. 그녀보다 먼저 교회를 다니던 아이들은 아침마다 엄마를 위해 기도했다. 아이들을 교회로 보낸 건 자신인데 그곳에서 잘 성장해 이제는 엄마를 위해 기도한다는 사실에 스스로 부끄러워졌다. 그렇게 엄마를 위해 기도하던 아들이 지금은 선교사가 됐다.
 “아들 이름이 혁준인데 며느리와 함께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역하고 있어요. 하나뿐인 아들이 선교사를 결심했을 때 제가 얼마나 반대를 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말릴 수 없더라고요. 이미 하나님께서 아들의 길을 알고 준비하고 계셨던 거죠”
 상흔이 짙은 그 곳에 어린이집을 개설하고 전쟁 고아들을 돌보며 사역 중인 아들을 이제는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후원자가 계속 줄을 잇고 있는 걸 보면서 그녀는 하나님이 아들을 정말 깊이 사랑하고 계시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바쁜 스케줄로 늘 시간에 쫓기면서도 김 권사는 오는 7월 7일부터 잠실롯데호텔에서 뜻 깊은 행사를 열 예정이다. 이라크 난민을 돕기 위해 지금까지 자신이 모은 소장품 1천여 점을 내놓아 바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나의 모든 생각을 감찰하시고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특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해요. 자녀가 아버지를 섬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듯 사람들이 아버지 되신 하나님을 섬기며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김 권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지막 질문으로 소원을 묻자 하나님의 사랑과 신앙고백을 담은 복음성가 음반을 내는 것이라고 한다. 장욱조 목사에게서 몇 해 전 곡을 받았지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작업이 중단되어 김 권사의 소원은 더 간절하다. 그러나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고 하나님을 의지하면 꿈은 이뤄진다는 진리를 알고있는 김 권사는 그 꿈을 계속 간직하고 있다. 그녀에게 있어 하나님은 삶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글/ 오정선 기자 jsoh@fgtv.or.kr
사진/ 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