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받은 당사자가 사용대금 변제해야

 문>강남구에 사는 서모씨는 자기의 신용이 좋지 않아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게 되자, 부인 몰래 부인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았습니다. 그 후로 서씨는 이 카드를 잘 사용해 왔습니다. 그 동안에는 대금청구서를 직장으로 나오게 해서 대금청구서가 나오면 부인 몰래 카드대금을 갚곤 했습니다.
 그런데 서씨는 워낙 카드를 많이 사용했고, 그 결과 나중에는 자기의 카드대금은 물론 부인명의로 받은 카드대금도 결제할 수 없게 되었는데, 카드회사에서는 카드의 명의인이 부인으로 되어 있는지라 당연히 부인에게 카드대금을 갚을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서씨의 부인이 이 카드대금을 갚아야 할까요?

 답>요즘은 전자화폐라고 하는 신용카드가 아주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하나 없는 사람이 없고, 어떤 이들은 신용카드를 줄줄이 가지고 다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는 신용카드를 본인의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발급받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 원칙적으로 명의인이 카드대금을 갚을 필요는 없습니다.
 남편이 배우자의 이름을 몰래 사용해서 카드를 발급받은 경우에 카드 회사에서는 명의인이 부인 이름으로 되어 있으니까 부인이 이를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겠지만 법원의 판례에 의하면 이런 경우에 부인이 대신 카드대금을 갚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법원은 이와 유사한 사건에서 부인은 명의를 도용당한 것이기 때문에 부인이 카드 빚을 갚을 필요는 없고, 애초부터 실제로 카드를 발급받은 서씨가 카드대금을 갚아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결국 이 판결에 의하면 카드회사는 부인으로부터는 카드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고, 실제로 카드를 발급받아서 사용한 서씨에게서 카드대금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 판결은 부부간에 실제로 많이 일어 날 수 있는 일을 다룬 것으로서 우리에게 많은 참고가 될 수 있는 판결이라고 하겠습니다.
 흔히들 보면 부부간에는 주머니 돈이 쌈지돈이라고 생각해서 내 돈 네 돈 구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원래 우리 민법에 따르면 부부재산은 별산제입니다. 따라서 남편이 함부로 자기 부인의 재산을 가져갈 수도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하겠습니다.
박철민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