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복된 가정 가꿔

사회의 최소 단위 가정의 붕괴 속도 가속화
가족간에 서로 헌신하고 사랑하는 마음 필요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지난해 대선 이후 어느 개그맨이 TV 프로그램에서 유행시킨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그저 단순히 우스갯소리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가정폭력이다 뭐다 해서 세상이 시끄럽고 가족 해체라는 무시무시한 말도 들려온다. 예전 같지 않은 세상, ‘행복하냐?’는 질문을 곱씹게 되는 요즘이다.
 통계청이 지난 3월에 발표한 ‘2002년 혼인·이혼통계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하루 평균 8백40쌍이 결혼한 반면 3백98쌍은 남남이 됐다. 47.7%에 달하는 이혼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말 그대로 가정 위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가정 붕괴가 몰고 오는 문제점은 여러 가지다. 가장 큰 후유증은 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 지난 한 해 동안 가족 해체로 버려진 아이들이 1만 2천명. 이혼 가구의 70%가 미성년 자녀를 둔 채 이혼 도장을 찍었다. 이혼의 상처는 갖가지 청소년 문제를 양산하고,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기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기초가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사회 전체가 흔들리고 말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독신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배경에는 결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사랑하면 혼전 성관계도 상관없다’는 2, 30대 응답자가 60% 이상을 차지했다는 설문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흔들리는 가정 문화가 우리 사회의 성문화와 가치관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회 현상을 지켜보는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가정의 회복이 최상의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이는 각 가정에 주어진 사명이자 동시에 우리 사회가 안고 가야 할 사명이기도 하다. 성경적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가정의 회복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이 행복하지 않고서 건강한 신앙 형성을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부부간에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자녀들과의 갈등조차 풀지 못하면서 하나님과 제대로 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 가정이 행복해야 비로소 하나님과의 거룩한 대화가 가능해진다.
 미국 네브라스카 주립 대학의 스티네트 교수는 행복한 가정의 6가지 공통점을 발표했다. 세계 각국에서 대체로 행복한 가정이라고 인정된 3천 가정을 선정해 연구한 결과였다. 국가와 민족과 문화의 장벽을 넘어 이 3천 가정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가족간에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가족들이 가정에 헌신적이다’, ‘가족들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신앙심이 깊다’,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이 있다’, ‘가족 서로가 감사의 표현을 잘한다’ 등이 공통적 특징으로 꼽혔다.
 한국건강가족 실천운동본부는 가족의 화목은 함께 지내는 시간과 비례한다면서 “가족끼리 함께 지내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가족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들면 가족간의 화합을 기대할 수 없고 결국 이혼율 증가, 청소년 비행, 노인소외 등 사회문제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스티네트 교수의 연구결과와 일맥상통한다.
 명지대 양은순 교수가 제시한 7가지 열쇠를 통해서도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해답을 찾아볼 수가 있다. 양 교수가 말하는 첫 번째 열쇠는 ‘성숙’이다. 이는 육적으로는 성숙했으나 영적·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하게 해준다. 두 번째 열쇠는 ‘복종’이다. “피차 복종하라”(엡 5:21)는 하나님의 명령은 가정의 질서를 세우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누리도록 도와준다. ‘사랑’은 세 번째 열쇠다. 양 교수는 하나님께서 여성을 남성의 갈비뼈로 창조한 것은 남성이 여성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나머지 4가지 열쇠는 ‘대화’, ‘기도’, ‘말씀’, ‘예수 그리스도’ 등이다. 마지막 열쇠인 ‘예수 그리스도’는 가정이라는 배를 성공적으로 운행하게 해주는 근본적인 요소에 해당한다.
 가정의 행복을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구성원의 노력 여하이다. 아무리 훌륭한 백 가지 해결책이 제시된다 해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무의미할 뿐이다. 가정의 위기, 가족 해체라는 말이 대두될수록 가정으로 눈을 돌리자.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