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두가지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살아간다. 음식을 통한 영양섭취와 인간과 인간의 만남을 통해 주고받는 사랑의 영양분이다. 특히 부모로부터 받는 사랑은 삶의 자양분이 된다. 그러나 요즘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부모와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 자신이 낳은 아이지만 아이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 모르고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아정체감’을 심어주어야 자녀가 행복해질 수 있다. 자아정체감이란 ‘나는 누구이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존재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이다. 자아정체감은 일단 형성되면 그때부터 그 사람을 지배하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가 긍정적인 자기평가를 하도록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자녀에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지 않은 채 계속 공부만 강요한다면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위해 부모는 수용적인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너를 믿는다’는 사인만 보내면 된다. 또 이야기를 들어줄 때 “음,그래” 정도로 족하다. 대화할 때 자녀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부모는 자녀가 갖고 있는 장점을 발견해 격려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장점을 발견한 사람은 늘 도전하며 나쁜 것에는 동참하지 않고 옳은 일을 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인격을 존중받고 수용받을 때 스스로 가치있고 귀중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집에 ‘사랑의 우체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책상서랍 한 칸을 비워두고 이곳에 가족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 넣어둔다. 자녀들은 아무도 없는 집에 돌아와 제일 먼저 이 서랍을 열고 사랑의 조각편지를 찾아 읽는다. 대개 못 다한 아야기, 격려의 말, 귀가시간 알리기, 해야 할 일 등을 적어놓을 수 있다. 자녀들은 편지를 읽으며 쓸데없는 불안이나 염려를 씻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 성장의 가장 좋은 밑거름은 내가 하나님의 자녀란 것을 알고 복의 근원임을 깨닫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자아정체감이 확립될 때 자녀는 비로소 창조주 하나님과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이지현 기자(국민일보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