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의 사랑담긴 ‘생명’존중에 최선

‘태아도 생명’ 강조하며 낙태반대운동 앞장서
미혼모돕기 등 제도적 장치 마련 캠페인 전개

김일수 장로(고려대 법대 교수·낙태반대운동연합 대표, 안암제일교회)


 환한 봄햇볕이 가득 들어와 있는 아담한 집 안마당에서 만난 낙태반대운동연합 대표 김일수 장로. 김 장로 부부의 손끝을 따라 물을 흠뻑 먹고 있는 나무와 풀, 꽃을 보니 정성을 다해 돌본 흔적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이 창조물들을 보세요. 하나하나 다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생명의 존귀함에 대한 것으로 말문을 연 김 장로는 그 중 가장 귀한 존재는 사람의 생명이라고 말한다.
 “생명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획 안에서 창조된 것이지요. 사람의 생명이야말로 하나님의 창조물 중 가장 고귀한 가치를 지닌 것입니다. 생명은 어떤 경우에도 존중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김일수 장로가 말하는 ‘생명’이란 수정되는 순간을 말한다. 즉 어머니의 태 속에 있는 태아도 사람의 생명으로서 인정받고 보호되어야 하며 당연한 결과로 낙태는 살인행위라는 것이다.
 낙태 이야기가 나오자 김 장로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우리나라의 1년 낙태건수가 1백50만 건입니다. 인구대비 낙태율이 세계 2위입니다. 공식적인 의료기관을 통해서 공공연하게 낙태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인구조절이라는 미명 아래 이를 묵인하거나 동조해 왔습니다. 그 결과 수많은 태아들이 생명을 잃어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고려대 법대 교수로 재직중인 김일수 장로는 낙태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며 이를 반대하기 위해 모인 시민단체인 낙태반대운동연합(www.prolife.or.kr)의 대표를 맡고있다. 김 장로는 80년대 중반부터 낙태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1994년 결성된 낙태반대운동연합을 이끌고 있다.
 김일수 장로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낙태반대운동연합에서 매주 토요일 생명살리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장로는 낙태를 막기 위해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치 않는 임신을 미리막는 것이나 미혼모를 돕는 일은 개인의 힘으로 감당하기에는 큰일이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생명의 존귀함을 깨닫고 생명을 살리기 위한 도움의 손길과 제도개선을 위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곤궁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이 낙태를 선택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도와야 합니다. 여기에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적 논리때문에 희생당한 생명의 가치를 이제는 다시 세워야 합니다. 가진 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태어나지 않은 생명을 죽이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형법을 전공한 김일수 장로가 낙태반대운동에 앞장을 서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법학을 하면서 구체적 현실에서 제도와 사회적 인습과 관행이 인간의 생명을 북돋는가 아니면 훼손하고 파괴하는가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 것은 오늘날 일어나는 수많은 범죄와 사고의 근원에 생명경시 사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생명경시 사상이 왜 생겨났을까에 대해 생각하던 김 장로는 이미 사문화되다시피한 낙태금지조항에 눈길이 닿았다. 낙태를 통해 생명을 죽이는 일이 묵인되는 현실이 결국은 생명 자체에 대한 경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깨달은 김 장로는 그때부터 낙태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로서 임신 소식을 듣는 순간 나에게 자녀가 생겼다는 기쁨과 감격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어머니 몸 안에 들어 있지만 엄연한 생명체로서 그 존재와 가치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 사람으로서 대하는 것입니다”
 김일수 장로의 생명에 대한 생각은 확고했다. 사람의 생명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으로 생명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것. 생명의 시작이 모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도 “내 형질이 이루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나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시편 139:16)라는 말씀에서 비롯된다. 말씀에 기초한 신앙인의 모습이 뚜렷이 보인다.
 그가 가르치는 형법도 흔히 생각하는 죄와 벌에 대한 것이 아니다. 행동으로 나타난 죄와 그 대가인 벌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세우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은 그이기에 그의 학문도 생명의 법학, 사랑의 법학을 전한다는 것.
 ‘생명과 사랑’이 그의 삶의 목표가 되기까지는 원치 않는 아픔을 이겨내게 해준 신앙의 바탕이 있었다. 사법고시 합격 후 검사를 지망했던 27세 청년의 앞길을 가로막은 것은 연좌제. 그 벽 앞에서 좌절감을 맛보았지만 이를 이겨내고 오히려 역사와의 화해, 분단의 아픔에 대한 이해, 국가와 이웃에 대한 용서와 화목을 배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내 삶 속에 계시지 않았다면 평안과 용서, 이해와 사랑 대신에 원망과 증오, 불평과 반목을 안고 살아갔을 것입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평화를 배우게 된 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재산입니다”
 타의에 의해 인생의 목표와 방향이 바뀌게 된 사건 앞에서 부정적인 태도 대신에 긍정적인 마음을 품게 해준 예수님과의 만남에 감사한다는 김일수 장로는 이때부터 삶의 가치관이 예수님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김일수 장로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인해 얻은 가장 큰 기쁨으로 이웃과의 평화를 꼽았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는 진실할 수 있게 했으며 치열한 삶의 방식 대신에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이웃을 유익하게 해주는 데 관심을 가지며 사는 새로운 삶의 자세를 갖게 해주었다고. 자신의 체험이 녹아든 고백이라고 느껴졌다.
 예수님에게서 평화를 배웠다는 사람, 예수님으로 인해 이웃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김일수 장로는 예수님으로 인해 오늘도 행복한 마음으로 생명을 지키며 살아가는 예수님 사람이다.

글/구영아 기자 yaku@fgtv.or.kr
사진/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