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중역이 과장에게 서류를 부탁했다. 서류 작성이 끝난 다음 과장이 중역에게 서류가 완성되었음을 보고한다. 흡족해 하는 중역이 거래처로 재빨리 보내라고 이르자 과장이 여쭌다. “아래한글로 보낼까요? MS Word로 보낼까요?” 그러자 중역이 하는 말, “어, 그거 빨리 퀵 서비스로 보내”
 세대간의 간격은 더 이상 우스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가정 안에도 세대간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자녀들이 쓰는 용어를 부모세대가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변화는 과학문명의 진보와 무관하지 않다. 아날로그 정보는 소리나 전압처럼 시시각각 그 세기가 변한다. 여기에는 끊김과 단절이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은 0과 1이라는 두 개의 숫자를 조합한 2진법을 쓴다. 그러니까 디지털의 실체는 유연함과 무정형으로 표현된다.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상만 존재한다면 그 긴장을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는지 모른다. 문제는 아날로그 세대보다 더한 진공관 세대가 상존해 있다는데 있다. 아날로그 세대에는 청각적 방식이 아닌 시각적 방식으로 바뀌었다. 직접 신문이나 잡지 그리고 뉴스를 본다. 이래서 그 정보를 스크랩하거나 기록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는다. 검색어만 알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진공관 세대는 모든 사실을 확인해야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무의미를 거부했다. 하지만 아날로그 세대는 무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해 보려 하고 상상력을 동원했다. 하지만 디지털 세대는 무의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버린다. 상품구매도 달라졌다. 크고 튼튼하고 오래 써야 한다던 기준은 기능성을 강조하면서 실용적인 것을 찾다 어느 사이 디자인과 포장만 좋으면 내용도 살피기 전 고른다. 놀지 못하고 일하는데만 마음을 쏟아 붓던 과거와 달리 주말에는 놀줄 아는 아날로그 세대가 있다. 이런 차이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딱 한가지다. 변화다. 변하지 않으면 하나될 수 없다. 변하지 않는 벽은 마음의 벽이 되어 우리를 더욱 절망하게 만든다. 변해야 한다. 키 높이 눈 높이 귀 높이로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마음의 공간을 넓히면 행복이 잡힌다.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