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정취 속에 이국적인 느낌 물씬

세계 각국의 희귀식물 등 섬 전체가 대형 식물원
매일 3천여 명 이상 찾아, 섬 안에 작은 교회도 있어

 장승포를 출발한 지 10여 분 정도 되었을까. 곧 해금강에 도착한다는 선장의 말에 뱃머리에 나오니 우뚝 솟은 바위들이 하늘을 막아선 듯 했다.
 자연의 절경에 감탄하며 동서남북으로 통하는 크고 작은 해로의 문에 들어서면 십자가의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하다. 그래서 이곳을 십자동굴이라 칭한다.
 십자동굴을 지나서 북동쪽으로 돌아서면 해금강 바위들이 눈길을 끈다. 먹이를 잡기 위해 물위로 서서히 머리를 치켜올린 것 같은 사자바위와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해송들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화폭으로 삼아 벽화를 그린 듯 하다. 쌍촛대 바위를 지나 해금강을 한바퀴 돌고 나면 어느새 아름다운 절경을 이룬 외도가 서서히 눈앞에 들어온다. 푸른 남해 바다와 빼어난 수렴이 장관을 이루어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외도.
 외도해상농원은 깨끗하고 푸른 남해바다와 수려하기로 이름난 한려해상국립공원내 위치하고 있는 해상 식물공원이다. 거제도에서 불과 4km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한 외도는 거제도와 인접한 여러 개의 섬 중 하나다.
 지중해의 어느 한 해변도시를 옮겨 놓은 듯한 이국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는 외도는 따뜻한 4, 5월에는 무려 하루에 3천여 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3월 모 방송의 드라마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진 이곳은 30년간 한 부부의 애틋한 정성과 지극한 자연사랑의 결실로 만들어졌다.
 배에서 내리면 선착장 바로 앞에 빨간 기와가 이어진 예쁜 아치 정문이 손님을 반긴다. 외도의 여행은 이곳부터 시작된다. 방향표시를 따라 경사진 길을 조금 걸어 오르면 아열대 식물원을 지날 수 있다. 길 양쪽에 무리지어 서 있는 야자나무들은 이국적인 남국의 멋을 뽐내듯 서 있어 외도만의 자랑거리로 각광을 받는다. 특히 50여 종의 선인장 동산은 어린이에게 더 없는 교육 장소로 모든 관람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길을 따라 오르면 어느새 아름다운 정원을 밟게 된다. 베르사이유를 축소해 놓은 듯한 비너스 가든에는 12개의 비너스 조각들이 서구식 정원 속에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고, 그 옆 파라다이스 라운지에서는 간단한 음료를 마시며 시원한 바다와 따스한 햇볕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어린이들이 사진도 찍고, 놀이도 할 수 있는 놀이동산도 있어 가족동반 여행지로는 외도가 제격이다.
 좀더 올라가면 화훼단지가 보인다. 세계각지에서 들여온 여러 종류의 희귀한 꽃들과 동백꽃들이 조화를 이루며 피어 있고, 그 위 무성한 대죽로를 오르면 바다가 보이는 제1전망대가 있다. 화창한 날씨에 전망대 아치에 근접해 바다를 향해 눈을 돌리면 해금강, 대마도, 서이말 등대 그밖에 숲으로 뒤덮인 원시림의 외도 동섬, 공룡바위를 뚜렷이 볼 수 있다.
 대죽로를 지나 좀더 올라 비탈길을 내려서면 놀이조각공원이 보인다. 제기차기, 기마전 등의 민속놀이를 표현한 조각이 즐비한 이곳에서 한숨을 돌리면 외도의 모든 전경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이어지는 동백나무 사이 오솔길엔 또 다른 조각공원이 있다.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 조각 등을 비롯해 모든 전시작들은 국내 유명 조각가의 작품으로, 자연과 어울려 그 예술적 가치를 더욱 발하고 있다. 조각공원이 끝나는 곳에는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광장이 있다. 그곳 오른쪽 해안가에는 작은 교회도 있다.
 섬을 가득 메운 진한 꽃향기, 해금강의 절경과 푸르디 푸른 바다, 그 상큼한 바다 내음을 맡으며, 프랑스식 정원의 벤치에 앉아 조용히 흐르는 음악소리를 들으면서 삶의 여유를 느껴보기 원하는 사람이라면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외도를 찾으면 된다.
글/조양환 기자 yhcho@fgtv.or.kr
사진/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