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금순 권사(동작대교구)

목에 생긴 몽우리 주의 은혜로 고침받아

 18년 전 남편의 죽음은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남편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기에 국가에서 주는 연금을 받아 하루하루를 연명했던 그때 나는 우리교회 집사님을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02년 1월, 당시 국군방송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가운데 국군묘지에 안치되지 않은 사람들은 신청서를 작성하라는 소식을 접했다. 비록 죽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지만 마음속으로는 남편이 너무도 보고싶어 그리운 마음에 이장을 결심했다. 그리고 석달 동안 행정기관을 다닌 결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대전 국군묘지에 남편의 묘를 옮길 수 있었다.
 그러나 석 달 동안 누적된 피로는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 특히 목 주변에 작은 몽우리가 생겨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별일이야 있겠는가 생각하며 집에서 쉬었는데, 그 사이 몽우리는 점점 더 커졌고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그리고 병원을 찾아갔는데 목 주변을 만져 본 의사는 암인 것 같다며 결과는 25일 후에나 나온다는 것이었다. 하루를 견디기가 힘들 정도로 아픈데 20여 일을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힘들었다. 내 나이가 일흔, ‘주님께서 부르시면 가겠습니다’라는 심정으로 기도원을 찾아갔다. “하나님께서 고쳐주시면 얼마 남지 않은 삶, 주를 위해 살겠습니다”라며 눈물로 기도했다. 아픈 목을 부여잡고 눈물로 찬양하며 기도할 땐 마음만은 편했다.
 3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는 고쳐주시겠다는 믿음의 확신을 주셨다. 금식을 마치고 수요예배에 참석했는데 설교 후 목사님께서는 “오늘 목에 몽우리가 있는 분이 기도하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깨끗이 치료하여 주셨습니다”라고 선포하셨다. 그 선포를 듣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에 앞이 보이지 않았다. 마음속으로 “하나님 감사합니다. 내 죄로 인해 고침 받지 못할 병이라 할지라도 저를 기억해 주신 것만으로 저는 행복하고 감사할 뿐입니다”고 고백하고 집으로 향했다.
 거울로 목에 있는 몽우리를 바라보며 계속 치료를 선포했다. 하지만 몽우리는 그대로였고, 고통은 점점 더 심해졌다. 그래도 나는 하나님께서 나의 믿음을 보시고 계신다는 생각에 아픈 목을 부여잡고 바라봄의 믿음으로 “고쳐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고백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목에 있던 몽우리가 오른쪽 어깨 위로 내려온 것을 알았다. 그리고 하루가 지날수록 몽우리는 작아졌고 사마귀와 같이 작은 상태로 호전되어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만으로 깨끗이 낫게 되었다.
 18년 동안 늘 버림받고 혼자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던 나를 하나님은 결코 포기하지 않으셨다. 늘 곁에서 나를 지키시고 내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 나는 그 하나님을 사랑하고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