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서로우의 <지식의 지배>란 책에서 읽은 얘기 하나. 1999년 2월호 <포천>지의 커버 스토리는 ‘나이 마흔에 끝(Finished at Forty)’이었다고 한다. 내용인즉슨, 새 일자리로 들어가는 문은 40세부터 닫히기 시작하며, 당연히 55세는 일자리를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연령이라는 것.
 오래된 지식과 경험의 가치가 뚝 떨어지고, 잠재력의 면에서 볼 때도 젊은이에게서 기대할 것이 더 많다는 것은 불을 보듯 환한 일.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 없는 상황임은 다 아는 사실이다.
 가격 파괴, 정년 파괴, 연령 파괴, 성별 파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식 기반의 사회가 되면서 사회 각 계층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바람은 거세고도 험하며, 전혀 예측을 할 수가 없다.
 사람들은 성공을 향하여 눈에 불을 켜고, 성공에 관한 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온다. 개중에 얼마나 많은 책들이 가당치도 않은 얘기들로 사람들을 현혹할까.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또한 얼마나 그런 책들에 좌지우지될까. 과연 이 시대의 진정한 성공은 무엇이길래.
 흔히 진정한 성공은 맘먹기에 달렸다고 하지만, 눈만 뜨면 보이고 들리는 것이 온통 현란한데 얼마나 독하게 맘을 먹어야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고 굳은 심지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지난 시절 이름깨나 날리던 사람들이 축 쳐진 어깨로, 그나마 과거의 명성에 걸맞는 행보를 유지하고자 서점가를 서성이는 모습을 가끔 보면서, 그래도 저들은 삶 속에 남은 마지막 온기를 붙들어 보려고 노력하며 사는구나, 하고 애틋한 마음을 갖게 된다.
 사무엘 울만은 <청춘>이란 시에서 청춘은 ‘인생의 한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그 시에 감명 받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어떻든 지는 해를 붙잡는 사람들의 애절함은 그 무엇에도 비길 바가 없다. 
 나는 인생에서 정말로 후회하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보다 젊은 나이에 하나님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랬다면, 유태인을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이것도 팔았더라면, 저것도 팔았더라면 하고 애태워하던 쉰들러의 마지막 고백처럼, 그렇게 어리석게 살지는 않았을텐데, 그 어마어마한 하나님의 지혜가 나를 이끌었을 텐데, 텐데, 텐데 하며 아쉬워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성공이라는 신기루에 그토록 매달리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