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례 성도(양천대교구)

고혈압 발병 후 마비된 팔과 다리 치료받은 역사
불안·초조·근심 등 마음의 질병, 믿음으로 치유

 2001년 12월의 일이다.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더니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잠시후 정신을 잃고 말았다. 병원에 옮겨져 검사를 받아본 결과 고혈압과 당뇨로 인해 의식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때 혈압은 150에서∼240사이였고  당뇨지수는 299였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동안 유치원 원장으로 일하면서 활기차게 살아왔는데 갑자기 이렇게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로 진단을 받으니 마음에 겁이 밀려왔다.
 2주 동안 입원해 있으면서 혈압과 당을 낮추는 약을 먹고 온갖 치료를 다 받았다. 다행히 치료효과가 좋아서 혈압이 떨어졌고 당도 서서히 낮아졌다. 의사와 간호사는 나을 수 있다고 나를 계속 격려했고 관리만 잘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의사의 말대로 병은 나아졌다. 그런데 퇴원한 이후 내 마음에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깊숙이 자리잡았다. ‘나는 곧 죽을 사람이다’ ‘언제 또 혈압이 오를지 모른다’ ‘이러다 또 쓰러지는 것 아닌가’ 끊임없는 공포과 불안, 염려와 근심 때문에 하루도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병원에서 계속 관리를 받고 있고 검사 결과 큰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정상이 아니었다. 팔과 다리, 목에 힘이 없어서 똑바로 서지를 못했다. 물건을 집을 수도 없고 걸을 수도 없었다. 기억력도 급격히 떨어져 일을 하기 힘들었다.
 또 마음에 심한 피해의식이 생겼다.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서 받은 상처에서부터 결혼 후 시집살이 하면서 남은 마음의 고통 등 잊고 있던 좋지 않은 기억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남편이 항상 ‘참는 사람이 좋다’ ‘괴로워도 참고 살아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고 내 마음은 100℃ 물에 튀겨지는 것처럼 괴롭고 힘들었다. ‘그동안 참고 살아온 것이 고통이 되어 몸의 병으로 나타나는구나’하는 생각에 괴로움은 더해갔고 원망이 커졌다.
 도무지 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원망과 불평할 일 뿐이었다. 그럴수록 죽음에 대한 공포심이 커져갔다. 얼굴은 살이 빠지고 굳어져서 표정이 없었다. 팔 다리가 마비되는 느낌은 계속되었다. 걸을 수 없어서 앉아서만 생활했다. 특히 왼쪽팔은 거의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렇게 죽어가는구나’하고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다.
 살아있으나 죽은 목숨처럼 지내던 어느날. 내 눈에 성경이 들어왔다. 그동안 성경말씀을 멀리하고 지내왔는데 그 날은 성경을 펼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성경말씀을 읽어가는데 내 마음에 큰 울림이 들렸다. ‘내가 교회에는 다녔지만 믿음은 없었구나’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나온다고 했는데 교회뜰만 밟고 다녔지 말씀과는 거리를 두고 살아온 것이 내 지난 모습이었다.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나태한 신앙생활을 회개했다. 그리고 믿음을 키우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성경말씀을 읽으니 그 속에 모든 삶의 희망이 있었다. 질병은 이미 고침받은 사실이 분명히 적혀 있었다. 마음에 근심할 일도 걱정할 일도 두려워할 일도 없었다. 하나님께서 어쩌면 그렇게 내가 처한 상황을 잘 아시고 그에 합당한 말씀을 예비해 주셨는지 놀라울 뿐이었다.
 말씀을 공부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몸 안에서 새로운 생명력이 생겨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의 불안과 우울함이 없어지고 믿음이 생겨나니 자연히 몸의 질병과 약함이 치유되는 것을 체험한 것이다. 꼼짝도 안하던 왼쪽팔의 마비증상이 풀리기 시작했다. 풀려있던 다리에 힘이 생겨 내 발로 걸어서 교회에 갈 수 있게 됐다.
 내 병의 근원이 부정적인 생각과 믿음이 없음에서 비롯된 것을 알고 나니 이미 몸으로 보여지는 병의 증상은 문제가 아니었다. 병원에서도 나의 회복속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나는 예수님으로 인해 마음의 병을 먼저 고치고 나니 몸은 자연히 낫더라는 간증을 전했다. 밉게만 보이던 남편도 달리 보였다. 남편에게 받은 상처가 치유되니 남편과도 자연 사이가 좋아졌다.
 1년 사이에 변한 내 몸과 마음과 환경을 보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주시는 생명과 치유의 능력에 감사드릴 뿐이다. 마음의 상처와 육신의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분들이 이 놀라운 능력을 믿고 기적을 체험하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