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표시신호로 잘못 판단하여사고를 당한 경우의 보상방법은?

 문> 본인의 남편이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내어 사망하였습니다. 그런데 사고 지점은 삼거리 교차로인데 그 교차로 지점은 편도 4차선의 넓은 간선도로가 좌측에서 합류하는 편도 1차선의 좁은 지선도로와 만나 삼거리 교차로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서 위 간선도로는 교차로부근에서 우측으로 굽어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 설치된 신호기는 도로 상황에서 상응한 우측 화살표 신호가 아닌 직진 신호가 들어오도록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교차로에 진입하던 남편은 야간이었던 탓에 도로가 우측으로 굽어 있음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여 단순히 신호기의 직진 신호에 따라 그대로 직진하다가 그만 반대 차선으로 넘어가 반대차선 갓길에 설치된 전주를 자동차의 앞부분으로 충격한 후 차량과 함께 전주 뒤편 약 2미터 후방의 콘크리트 구조물에 떨어져 사망을 하였던 것입니다. 이 경우 도로가 우측으로 굽어 있었으니 당연히 신호등의 표시 역시 직진 신호가 아니라 도로가 우측으로 굽어 있음을 나타내는 우측방향 표시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에 대하여 도로신호를 관리하는 시를 상대로 하여 국가배상법상의 영조물관리책임을 물어 손해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요.

 답> 귀하의 질문에 의하면 편도 4차선의 넓은 간선도로가 좌측에서 합류하는 편도 1차선의 좁은 지선도로와 만나 삼거리 교차로를 이루고 있는 지점의 도로가 교차로 부근에서 우측으로 굽어져 있다는 것인데, 통상 우측으로 굽어져 나가는 정도는 좌측 지선도로로 방향전환을 하는 것에 비하여 현저히 완만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교차로의 형태가 뻗어 있는 간선도로에 지선도로가 좌측으로 합류하는 형태로 되어 있고, 본류인 간선도로의 폭도 지선도로의 폭보다 현저히 넓으며 그 우측으로 굽은 정도도 좌측 지선도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아주 완만하다면 본류인 간선도로를 따라오다가 교차로를 지나 계속 간선도로로 진행하고자 하는 차량의 운전자로서는 우측으로 굽은 도로의 굴곡에 따라 조향장치(핸들)를 다소 우측으로 조작하기는 하겠지만 그것을 가지고 우측 길로 방향전환을 한다고 생각하지는 아니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러한 경우 운전자로서는 단지 오던 길을 따라 그대로 계속 진행한다는 인식하에 행동한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신호기가 표시하는 신호 중 녹색 등화에 의한 신호는 차마가 직진할 수 있다는 뜻이기는 하나 여기에서 직진이라 함은 직선으로 나아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길로 방향전환을 하지 않고 오던 길을 따라 그대로 계속 진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신호기가 위 간선도로를 따라오다가 교차로를 지나 간선도로로 그대로 계속 진행하고자 하는 귀하 남편의 사고 승용차에 대하여 방향전환을 뜻하는 녹색 화살표시 등화가 아니라 오던 길을 따라 그대로 계속 진행함을 뜻하는 녹색등화로 그 진행이 허용됨을 표시하였다 하여 그 신호를 도로의 실제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잘못된 신호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귀하의 경우에는 억울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손해배상을 받을 수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박철민 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