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희 안수집사, 김경자 권사(김포성전)

폐암 말기 판정 불구, 주의 은혜로 고침받아

 우리 부부는 늘 함께 붙어다니는 걸로 유명하다. 내가 가는 곳엔 남편이, 남편이 가는 곳엔 내가 있기 때문에 우리 부부의 금슬이 좋다는 사실은 이미 교구 식구들도 인정한 바이다. 주일마다 함께 예배를 드리고 봉사도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또 행복한 일인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그러나 한때는 이처럼 행복한 날들을 단지 꿈으로만 품고 살아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난 후에야 밝은 빛을 볼 수가 있는 것처럼 내 신앙의 여정도 그러했다. 하나님께서 구원의 밝은 빛을 우리 가정에 비춰주시길 간절히 바라면서 눈물로 기도했었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그때 당시 나는 이웃의 전도를 받아 교회에 다니고 있었지만 남편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 단지 나와 어린 자녀들만이 남편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던 때였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볼일이 있어 버스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목에 가래가 끓기 시작하더니 피가 섞여나오는 것이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날부터 각혈이 계속됐고 내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 믿음도 별로 크지 않았고 자녀들이 아직 어린 것도 마음에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뚜렷한 통증은 없이 각혈을 하는 것을 보면서 짐짓 결핵이겠거니 생각하고 남편에게는 숨긴 채 결핵약을 복용해 왔다.
 그런데 하루는 평소 안면이 있던 어느 집사님이 내가 각혈을 하는 것을 알고서 “하나님께서 그 병을 꼭 고쳐주신다”고 말해주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을 들으니 마음속에 믿음이 생겨났다. 한편으로는 두렵지만 또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반드시 고쳐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리고 내가 아픈 것이 계기가 되어 남편이 하나님께로 나올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한 병이라도 감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내 병이 치료되고 남편도 변화받기를 소망하며 하루 한끼 금식기도를 드리기로 작정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남편이 금식기도를 이해해줄 리도 만무했으니 말도 제대로 못하고 남편 몰래 금식기도를 이어나갔다.
 그러기를 6개월. 결국 남편은 내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가 숨어서 각혈을 하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나보다 더 놀란 남편은 그길로 나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동네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결핵. 내 예상과 같았다. 하지만 남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도록 했고 그곳에서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내 병명은 결핵이 아닌 폐암이었던 것이다. 의사는 오른쪽 폐 전체에 암세포가 여기저기 퍼져 있어 손을 쓰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했다. 수술도 불가능할 정도로 내 몸은 망가져 있었던 것이다. 이내 “두 달 이상 살 수 없다”는 의사의 사형선고가 내려졌다.
 충격을 받은 남편은 다급한 마음에 하나님께 간구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고백하기를 그때 처음으로 진지하게 기도를 하게 됐다고 한다. 그토록 예수님을 거부하던 남편이지만 인간의 한계상황 앞에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순수하고도 간절한 마음을 하나님은 받아주셨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후, 의사의 말대로라면 죽음이 임박해 있어야 할 내 얼굴은 오히려 더 좋아지고 있었다. 이에 남편은 재검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병원측에서는 가망이 없는 일이라며 선뜻 응해주지 않았다. 남편의 간곡한 부탁에 못이겨 재검사를 실시한 의사는 결과를 보더니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여기저기 퍼져 있던 암세포가 한 덩어리로 뭉쳐져 있다면서 신기해 했다. 이런 상황이면 수술을 시도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바로 수술일정이 잡혔고 암세포는 한순간에 내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항암치료도, 후유증도 없이 내몸은 다시 새 힘을 얻게 됐다. 병원에서도 인정한 기적 같은 일이었다.
 폐암은 믿음의 확신대로 고침을 받았고, 남편 역시 길고 긴 방황을 접고 하나님께로 돌아왔다. 그 일을 계기로 마음 문이 열리기 시작한 남편은 지금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총무실에서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달 ‘부인의 날’을 정해 나를 기쁘게 해줄 정도로 가정적이고 사랑이 많은 남편으로 바뀌었다. 앞으로도 우리 부부는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이 축복을 늘 잊지 않고 많은 사람들에게 좋으신 하나님을 증거하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