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장로(논설위원, 서울산업대 매채공학 교수)

 이솝의 동화책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내용을 약술해 보면 양치기 소년은 양을 치다가 심심하기도 하고 장난기가 발동하기도 하여 동네사람들을 골려 주기 위하여 ‘늑대가 나타났다’고 고함치며 뛰어와 동네사람들에게 알렸다. 그러자 동네사람들은 몽둥이를 들고 늑대를 쫓으려고 뛰어왔으나 거짓말인 것을 알고 소년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타이르고 내려갔다. 그러나 양치기 소년은 재미를 붙여 또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쳤고, 이번에도 동네사람들은 마찬가지로 뛰어왔으나 거짓말인 것을 알고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야단을 치고 내려갔다. 하지만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계속됐고 이것이 반복되자 동네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믿지 않고 거짓말로만 여기게 되었다. 결국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양치기 소년이 소리치며 사람들에게 알렸지만,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게 되어 늑대에게 양을 잃고 만다는 이야기이다.
 현재 우리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저런 북한의 소식이나 동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그에 대한 반응으로 우리 국민은 불안해하고 전쟁에 대비하는 여러 가지 행동을 보여왔다. 이것이 최근에는 두 차례에 걸친 연평도의 해전사건과 함께 북한의 핵 시설 재가동, 핵 연료처리, 핵 개발 등의 뉴스로 가공되어 잇달아 우리 국민을 자극하지만 우리는 어느 사이에 북한의 그런 소식들에 대해 이제는 양치기 소년의 말을 믿지 않게 된 동네사람들처럼 감각이 무디어져서 이런 사태로 인해 슈퍼마켓에 라면이나 초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을 수 없게 됐다. 북한관련 뉴스들은 우리를 무감각하고 무덤덤하게 만들어버리고 만 셈이다. 오히려 우리보다 외국에 있는 교민들은 금방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로 걱정을 하고 안부를 물으면서 북한 핵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대처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현실은 한 나라의 대통령특사가 친서를 가지고 가서 직접 전하지 못하고 대리인에게 전하고 오는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민족분단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기드온의 3백 용사처럼 긴장하고 준비하는 자세로 이스라엘 민족이 미스바에 모여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으로 항상 마음에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해야 할 것은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 우리가 아니고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고 하나님께서 이민족을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히 여기사 이 나라를 지켜달라고 기도하는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편기자는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경성함이 허사”(시127:1)임을 분명히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