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대박·대박을 향하여”

‘나에게’라는 실낱같은 희망 속 전국민 복권으로 돌진
물질에 끌려다니는 삶에서 벗어나 지배하는 성도 되길

 가슴설레는 ‘로또’의 꿈이 온 국민을 자극하고 있다. 얼마전 실시된 제6회 로또복권 추첨식에서 복권 사상 최고액인 65억원 당첨자가 나왔다는 소식은 사회전반에 걸쳐 ‘인생역전’의 환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야말로 대단한 파장을 몰고왔다. 65억원이라는 당첨금이 터졌을 때, 그 주에 같은 복권을 구입한 사람은 전국적으로 1백20만명에서 1백5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런 복권열풍은 모든 사람들을 ‘인생역전의 주인공은 바로 나’라는 즐거운 착각에 빠뜨리기게 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8백20만분의 1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에 자신의 인생을 걸고 꿈을 꾸는 사람들. ‘모 아니면 도’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 사이에서 ‘로또 신드롬’은 당분간 잦아들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더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작년 12월 첫선을 보인 이 복권은 연일 이어지는 ‘대박’ 행진으로 직장인들 사이에 ‘복권 계모임’까지 등장시킬 정도이며 ‘복권 한탕주의’는 온라인으로 이어져 ‘대박의 꿈’을 소망하는 사람들로 인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또한 한번의 좋은 찬스로 ‘떼돈을 벌 수 있다’는 달콤한 문구의 스팸메일은 하루에도 수천 수백만 통씩 배달된다. 인터넷복권 열풍이 불면서 서울 종각역 등 기존의 복권 당첨지역의 복권만 전문적으로 파는 사이트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 사이트에선 시중에서 1천원에 파는 주택복권을 1천1백원에, 2천원짜리 슈퍼코리아연합복권을 3천3백원에 파는데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물질만능주의로 변모되어 백만장자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온라인 모임도 태동시켰다. ‘백만장자 클럽’ 사이트를 비롯해 다음 카페의 ‘백만장자의 꿈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 그 중 한 예다. 지난해 집계된 회원수는 3백명. 다음 관계자는 특히 최근 들어 이 커뮤니티의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백만장자클럽은 “월급쟁이는 절대로 백만장자가 될 수 없다. 백만장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일을 해야 한다”며 백만장자 예비 후보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서점가에도 백만장자 열풍이 한창이다. 미국을 휩쓴 마크 피셔의 「백만장자 키워드」 등 각종 백만장자 시리즈들이 속속 국내에서 출판돼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나온 「백만장자로 살 것인가 가난뱅이로 살 것인가」 「백만장자클럽」 등의 책들도 베스트 셀러 대열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사회적 사행심보다 더 큰 문제는 당첨된 사람의 운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대 조성한 교수는 “미국의 경우 파워볼(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이 가정불화, 이혼, 파산을 겪거나 자선단체의 물밀듯한 지원요청 때문에 노이로제에 걸리는 경우가 생겨서 문제”라고 했다.
 신경정신과 한 전문의는 “짧은 시간에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사업을 시작했다가 정신과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복권의 대박을 좇다 평생 모은 돈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며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애쓸 것이 아니라 자기 분수를 지키며 사는 삶의 지혜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라고 충고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초등학교 아이들에게까지 이러한 사행심이 조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 강북구의 한 초등학교 문구점 앞에는 즉석복권 자동판매기가 설치되어 수업을 종료한 아이들이 문구점을 지나면서 손에 쥐고 온 5백원 짜리 동전을 넣고 복권을 구입, “지하철에서 어른들이 긁고 있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구나”하면서 재미있어 했다. 
 하지만 복권의 열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당첨의 기회를 미끼로 현실에 대한 헛된 기대를 갖게 해 운명을 개척하고 사회구조 개선을 요구할 의도를 상실하게 한다는 게 반대자들의 주장이다. 더욱이 국가가 이런 사행심리를 부추기는 것을 비난한다. 이에 맞선 복권 애호가들은 “복권의 사행성과 소득분배의 역진성을 알지만, 합리적인 사회보장체계보다 복권 당첨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것도 행복을 위한 자발적 선택”이라고 옹호한다.
 여러 가지 목소리가 난무하는 가운데 우리 기독인들의 이러한 바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성경은 ‘물질에 우선해 그 물질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잠 14:24)’고 강조한다. 또한 신명기 23장 18절에는 옳지 못한 방법으로 벌어들인 재물은 오히려 재앙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손이 수고한 대로 먹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축복이다. 시편 128편에는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라고 말씀하고 있다. 기독인은 무엇보다 올바른 방법으로 열심히 벌어 다른 사람을 섬기는데 자신의 재물과 시간을 드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