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표현 속에 베인 예수님 향내

4년을 한결같이 장애우의 손과 발 자청

 흔히 이웃을 돕기 위해서는 남보다 나은 조건이 갖춰져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는 게 우리가 갖기 쉬운 생각이지만 이러한 우리의 편견을 깨뜨린 사람이 있다. 강북성전 남선교회 서무부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김영석 집사. 그의 이웃 섬김은 각박한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그리스도가 전한 온정에 대해 생각케 한다.
 매주일 오전 10시 10분을 전후한 시간, 서정용 성도와 김중경 성도가 강북성전에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를 찾는 시간이다. 서정용 성도는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 장애 상태이고, 김중경 성도는 뇌졸중을 앓고 있어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힘으로 어디를 찾아다닌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이들은 매주일 일정한 시간이면 교회를 찾는다.
 최근 몇 주 사이의 얘기가 아니다. 4년 동안 한 주일도 빠지지 않고 교회에 나와 말씀으로 양육 받고, 교구사무실에 들러 기도도 받고, 예배 후에는 지하식당에서 다른 성도들 사이에서 식사도 함께 한다. 당사자들의 표현을 빌어 말하면 불같이 뜨거운 신앙을 갖고 있지도 않은 이들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들에게는 김영석 집사라는 든든한 기둥이 있었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
 궁금증의 실타래를 풀어보면 이렇다. 강북성전에 출석하고 있는 김영석 집사와 서정용 성도, 김중경 성도는 이웃사촌으로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연립주택의 아래위 그리고 앞뒤 집에 살고 있다. 김 집사의 집요한(?) 전도로 이들이 예수님을 믿기로 결심했지만, 이들이 혼자힘으로 교회에 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이에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던 김 집사가 한 가지 결심을 했다. 기왕에 복음을 전하기로 한 것 끝까지 해보자고.
 회사택시 운전을 하는 김 집사는 주일 하루 벌이를 포기하고 자신이 모는 택시로 이들을 태워 교회에 데려왔다. 사납금까지 합치면 적지 않은 물질의 포기였다. 김 집사에게도 병 수발 들어야 할 아내가 있고, 대학에 다니는 자녀가 있으니 넉넉지 못한 형편에서 이뤄진 결정이었다.
 “부끄럽네요. 소리없이 묵묵히 일하고 있는 봉사자들이 강북성전에 많은데 개인이 부각되면 다른 봉사자들에게 누가 되는데…”
 그러한 김 집사의 모습에 아름다운 향기가 묻어난다. 왼손이 모르게 한 오른손의 선한 일 속에서 나오는 그리스도의 향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