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남대문에서 장사를 하는 오씨는 물건을 납품해 주는 사람에게 아직 이천만원의 물품대금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씨는 납품업자가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물품대금을 갚으려고 했는데, 지난 11월 8일에 오씨의 가게로 납품업자의 통보서가 날라왔습니다. 그것은 자기에게 갚을 외상대금 이천만원을 다른 사람에게 채권양도하니까 그 사람에게 대신 갚으라는 채권양도통지서였습니다. 게다가 11월 10일에는 법원으로부터 납품업자의 외상대금 이천만원을 가압류한다는 내용의 가압류통지서가 왔습니다. 이런 경우에 오씨는 외상대금 이천만원을 누구에게 주어야 할까요?

 답> 채권양도라는 것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채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것입니다. 즉 납품업자가 오씨에게 가지고 있던 이천만원의 외상대금채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채권양도를 마구 허용하게 되면 제3자의 권리를 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우리 법에서는 채권양도를 하려면 채권양도인이 이를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이를 승낙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채권양도를 주장할 수 없도록 해 놓고 있습니다. 또 채권양도에 따른 통지나 승낙은 확정일자가 있는 증서에 의해서만 하도록 되어 있는데, 확정일자라고 하는 것은 당사자가 후에 날짜를 변경할 수 없도록 그 날짜를 특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확정일자는 공증사무소에서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가압류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가 다른 사람에게 가지고 있는 채권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말하는데, 가압류를 하기 위해서는 법원에 가압류신청서를 내면 됩니다. 가압류신청서를 내게 되면 법원에서 가압류결정을 하게 되고, 가압류결정이 나오게 되면 가압류된 채권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게 됩니다.
 오씨의 경우, 납품업자에게 줄 대금이 채권양도가 되었는데, 거기다가 가압류까지 되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당황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채권양도와 가압류간에는 어느 것이 먼저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그 우선순위가 결정되게 됩니다.
 오씨의 경우, 채권양도통지서가 가압류통지서보다 먼저 송달되었기 때문에 채권양도가 가압류보다 우선하게 됩니다. 따라서 오씨는 납품업자로부터 채권을 양도받은 사람에게 이천만원을 지급하면 자기의 의무를 면하게 됩니다.
박철민 법률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