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실현형 부부 관계로 ‘WIN-WIN’효과 극대화를

결혼제도 통해 두 확대 가족이 연합 이뤄져
오늘날 문화 차이 등 이유로 위기가정 속출

 오늘날 가정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10가정이 결혼을 하면 4가정이 이혼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국가정의 추세다. 이혼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한세대학교 상담학 교수이자 한세카운셀링 아카데미 소장 고병인 교수를 통해 12주간에 걸쳐 위기 가정의 극복에 대한 대안을 듣도록 하였다
 연재할 주제는 건강한 배우자 선택과 하나님의 뜻, 외도의 원인, 부부간의 갈등, 분노, 가정 폭력, 알코올 중독, 이혼, 재혼, 사별 등에서 오는 가족 갈등 등이다.  
<편집자 註>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24) 
 두 사람이 결혼할 때 가져가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이 원 가정에서 자라는 동안 겪은 독특한 경험이다. 그들은 자신의 원 가정에 대한 기억과 경험을 함께 가지고 온다. 신혼부부들은 새로운 연합 가운데로 그들의 부모의 모습을 가져오게 마련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문화 속에서 결혼이란 그저 단순한 두 개인의 연합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결혼이란 두 확대 가족의 연합이다. 이처럼 두 가족의 그물화는 견고한 결혼 단위를 만들어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
 개인의 정체성은 원 가정에서 형성된다. 사실, 사춘기 전까지는 우리 자신을 가정으로부터 분리하여 생각하기 어렵다. 우리의 태도나 신념 혹은 가치관의 대부분은 바로 이 원 가족에서 형성된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 개별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개별화란 십대들이 가정으로부터 분리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물론 가정으로부터 개별화했을지라도 여전히 가정과 관계를 가진다. 이와 동시에 사회적, 심리적으로는 가정과 상당한 분리가 이루어진다. 이렇게 이들은 자신이 속한 가정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키고, 부모들의 가치관과 신념들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들을 형성해 간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단한 감정적, 지적, 정신적 에너지가 필요하다. 젊은이들은 부모로부터 스스로를 분명하게 개별화시키기 전에는 선뜻 결혼하지 않으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개별화되지 못한 사람들에는 두 부류가 있다. 첫째, 자신의 원 가정 안에서 그물화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원 가정으로부터 이탈된 사람들이다. 그물화된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가정과 강하게 밀착되어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가정으로부터의 바람직한 분리가 전혀 이루어져 있지 않다. 반면 이탈된 사람들은 가정으로부터 소원해져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서는 가정과의 어떠한 건전한 관계도 찾아볼 수 없다.
 결혼하는 부부와 관련된 개별화는 창세기 2장 24절에 기록되어 있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자녀가 계속해서 부모에게 붙어 있으면, 그는 결코 부모를 떠나지 못한다. 그물화된 사람들은 부모와 지나칠 정도로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결혼을 위해서 필요한 분리를 행할 수 없다. 이와는 반대로, 자녀가 부모와 흡족한 관계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마찬가지로 자녀는 부모를 떠나지 못한다. 이탈된 가정에서 자란 자녀는 결혼에서 관계를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자녀는 원 가족에서 상호 긴밀성과 관계라는 중요한 부분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험을 한 젊은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원 가족의 독특한 경험 때문에 역할의 혼란과 의견의 불일치, 성격 및 생활양식 등의 차이로 인해 결혼에 실망과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그들은 고립감을 경험하게 되며, 배우자와의 관계 형성을 제한한다.
 이러한 경우 부부 관계가 해체되거나 그럭저럭 적응하며 살아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실망과 좌절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가에 따라 다양한 부부 관계의 유형이 발달하게 된다. 가장 바람직한 유형은 만족스럽고 안정적인 관계이다. 그러나 가장 흔한 부부 관계가 만족하지만 불안정한 관계, 즉 실망과 좌절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헤어지지 않고 그럭저럭 살아가는 관계이다. 부부는 무의식적 욕구에 따라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 유형의 부부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첫째, 어머니처럼 자신을 보살펴 줄 수 있는 여자를 아내로 삼는 ‘모자형의 부부 관계’이다. 이 관계에서 남편은 수동적이며 아내가 모든 주도권을 가지고 가사를 운영한다. 이러한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들도 남편이 주도권을 행사하기를 바라지만 자기가 그 역할을 하지 않으면 가정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참고 지낸다. 둘째, 남편이 주도권을 쥐고 아내는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는 ‘아빠와 인형’의 관계이다. 이러한 관계가 결혼 초기에는 만족을 주지만, 얼마 안 가서 남편은 수동적이요 무기력한 아내에게 싫증을 느낀다. 인형의 입장에 놓인 아내는 남편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해 혼돈과 불안을 느낀다. 셋째,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은 ‘여우와 신사’의 관계인데, 아내가 동등한 입장에 서려고 할 때 남편이 들어주는 척 하지만 실제로 남편의 뜻대로 조정하는 관계를 말한다. 넷째, ‘주종 관계’로서 아내는 남편을 위한 내조에 일생을 바친다. 물론 이러한 헌신적인 아내를 마다할 사람이 없겠지만 남편이 성가시게 생각하면 아내는 자기 정성이 부족하다 싶어 더욱 지극 정성을 다한다. 이러한 부부 관계에서 아내는 남편을 통하지 않고서는 자기 삶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다. 다섯째, 둘 다 강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서로 지배하려 들고 한치도 양보하지 않는 ‘독수리형’의 부부이다. 상대방을 완전히 지배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때에는 상대방의 존재를 파괴하려 든다. 여섯째, 서로 상대방에게 양보하고 순종하기로 태어난 사람들 같은 ‘비둘기형’의 부부도 있다. 일곱 번째, ‘자아실현형 부부 관계’이다. 이러한 부부는 성숙한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부부 상호 성장과 자아실현을 이루어 나가는 부부이다. 위의 유형 중 진정한 자아실현을 이루어 나가는 부부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2001년 갤럽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이혼률은 42%를 기록하고 있다. 왜 이렇게 이혼률이 증가하고 있고 가정이 붕괴되고 있을까? 맞벌이의 증가, 여성 지위의 향상, 사회구조의 변화, 남성들의 가부장적 유교주의적인 폐쇄성 등 가족 외적인 요인들과 가족 내적인 여러 가지 요인들이 한데 어울려 이혼이나 가정 붕괴에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한세대 상담학교수/한세카운셀링 아카데미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