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쾌유 과정 통해
연약하던 신앙 굳세게 성장해

이영순 집사
(종로중구대교구, 왼쪽이 딸 장혜진 )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인 자녀를 통해 우리 가정에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첫 번째가 구원의 역사다. 큰딸 혜진이가 6살 되던 해부터 친척을 따라 교회에 다니더니 곧잘 “하나님 안 믿으면 지옥 가. 우리 식구 같이 천국 가려면 교회 가야 해”라는 말을 했다. 어린 것이 무엇을 알까, 하면서도 우리 부부는 고사리 같은 혜진이 손을 꼭 잡고 함께 교회에 나왔다.
 두 번째가 치료의 역사다. 8살 된 혜진이의 몸이 갑자기 붓고 소변 색깔이 달라지면서 피까지 섞여 나왔다. 동네 병원에서는 종합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했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찾아간 병원에서 검사결과는 너무나 절망스러웠다.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신우신염’이었다. 담당의사는 절대안정이 필요하다며 아이의 사지를 고정시켜 놓았다. 한창 뛰어다닐 아이가 꼼짝없이 갇혀서 간이 전혀 배지 않은 음식을 한달 동안 먹었으니, 그 고통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제 겨우 초신자였던 우리 부부가 기도원에 가겠다며 아이까지 퇴원시키려고 할 정도로 아이의 상태는 급박했다.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병원 측에 책임이 없다는 것과 한달에 한번 검사 받겠다는 각서를 쓰고 나와 곧바로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으로 향했다. 아이는 하루, 나는 삼일을 금식하면서 하나님께 매달렸는데 아이의 소변에서 병의 차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정상인과 똑같은 소변 색깔이었다. 우리 모녀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기도원을 내려왔다.
 병원에 가서 확인하는 절차만 남았는데, 나는 왠지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시험하는 듯해서 섣불리 병원으로의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그런 내 마음을 헤아려주셨는지 하나님께서는 또다시 확신을 주셨다. 기도원에서 내려온 뒤 한달 후 주일예배 신유기도시간이었다. 조용기 목사님께서 “어린아이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신우신염으로 고생했는데 고침받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왜 그렇게 연약한 지 감사기도를 드리고 가족들과 기쁨을 나누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의심의 꼬리가 길어지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주 후 그때도 가나안성전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신유기도시간에 “어린아이가 신우신염에서 고침받았는데 부모가 의심을 합니다. 확실히 고침받았습니다”라고 목사님께서 재차 말씀해 주셨다. 다음예배가 시작되는 지도 모르고 나는 그 자리에 앉아 눈물 콧물을 쏟으며 회개와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이일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내게 간증의 소망을 주셨지만 남 앞에 설 용기가 없었던 나는 지금까지 미뤄 왔다.
 그렇게 잘 자라던 혜진이가 고등학교 1학년에 올라서더니 또다시 온몸이 붓기 시작했다. 병이 재발한 것이다. 휴학하고 1년 가까이 치료를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때 혜진이가 결단을 내렸다. 구역 식구와 함께 기도원에 올라간 것이다. 3일 금식기도 마지막날 새벽에 혜진으로부터 하나님께서 고쳐주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다시 복학한 혜진이는 어려서부터 의사와의 접촉이 많아서인지 의료선교의 꿈을 펼칠 마음에 열심히 공부하는 듯했다. 그런데 시험결과 평소 실력 발휘가 되지 않았다. 점수에 맞춰 진학했지만 내심 맞지 않아 고민했던 혜진이는 1년 뒤 한동대학교에 편입했다. 평소 자신의 길에 대한 소신이 뚜렷했던 아이인지라 본인의 선택을 믿었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믿었다. 아무리 어렵고 높은 경쟁이라도 하나님께서 보내신다면 어찌 떨어질까. 믿음대로 혜진이는 붙었고 이제 내년에 졸업을 앞두고 있다.
 또 한가지 감사한 일이 있다. 편입한지 얼마안돼 갑작스런 복통으로 입원한 혜진이의 배에 돌이 생긴 것 같다며 수술을 하기로 했는데 이틀만에 아픔이 사라졌다. 혹시 신장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나 걱정했는데 의사들로부터 “신장염 앓은 흔적이 없다”며 “신장 참 예쁘게 생겼다”는 말까지 덤으로 들었다. 하나님께서 완치에 대한 확신을 다시한번 보여주신 것이다. 지금 혜진이는 우리교회 NGO인 선한사람들에서 그룹 홈 봉사를 하며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취업과 학업의 갈림길에서 고민했던 혜진이에게 하나님께서 봉사를 통해 진로를 보여주신 것이다.
 혜진이는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에 심어주신 밀알’이다. 혜진이를 통해 교회 문턱을 넘어섰고 아픈 혜진이를 통해 하나님께 믿음으로 매달릴 수 있었다. 아이가 성큼 자라 자신의 길을 열심히 걸어가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숨쉬는 것과 같이 감사를 내쉰다. 앞으로도 똑같이 건강하게 하나님 앞에 헌신하는 자녀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