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검사 정상 판정, 은혜의 빛 볼 그날 손꼽고 있어

정현희 성도(중동성전)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주일이면 교회에 다녔지만 이는 교회 뜰을 밟고 다닌 것일 뿐 믿음이라던가 종교적 신념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그저 아버지와 어머니가 교회에 다니시니 주일이면 교회에 따라나서는 게 어려서부터 몸에 밴 버릇 아닌 버릇이 되었다. 이는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남편도 친정 아버지와 어머니의 권유로 교회에는 나갔지만 우리는 언제나 예배당 뒤쪽에 앉아 시간을 때우다 돌아올 뿐이었다.
 그나마 신기한 것은 시어머니의 구원이었다. 어머니는 ‘아들만 하나 낳아주면 교회에 나가겠다’하시더니 첫 아이 유현이를 낳은 후 바로 예수님을 영접해 열심있는 신앙인이 되셨다. 문제는 남편과 나였는데 하나님은 이런 우리까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품으로 돌이켜 세우셨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잠깐의 고난이 나와 우리 가정에 얼마나 큰 유익으로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첫 아이를 낳은 후 둘째 아이를 갖기 원했던 우리 부부는 여러 차례 임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세 차례나 유산을 하게 되었고, 병원에서도 이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해 그저 조심할 것을 당부하는 정도였다. 이런 상태에서 지난 8월 13일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임신 5주째라며 축하해 주는 한편 앞서 유산했던 경험을 상기시키며 다른 사람보다 두 배 세 배는 더 조심할 것을 신신당부했다. 의사의 이런 당부가 아니더라도 우리 부부는 이미 자라를 보고 놀란 가슴이었기에 솥뚜껑 비슷한 것만 봐도 가슴이 철렁해 피해 가고 조심하던 터였다.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기대하며 이번에는 더욱 조심하고 주의했는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하혈이 시작됐고, 피가 멈추지 않았다.
 놀란 가슴을 안고 19일 병원을 찾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뱃속의 아이에게서 박동이 사라졌다’고 했다. 의사는 나를 위로하며 ‘아이가 죽은 이상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날은 수술준비도 하지 않은 채 병원을 찾았고, 유현이 또한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어 수술은 곤란했다. 무엇보다 뱃속의 아이가 죽었음을 알리는 전화를 했을 때 남편은 ‘일단 집으로 돌아오라’고 해 수술예정일을 22일로 잡고 돌아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마음이 달라졌다. 열심히 하지 않던 신앙생활이었으니 기도도 제대로 할 줄 몰랐지만 남편과 나는 하나님께 매달리며 결사적으로 기도했다. 수술을 하루 앞둔 21일에는 우리 집에서 셀 예배를 드리며 셀 식구들 모두가 마음을 모아 간절히 기도해 주었다.
 그렇게 며칠을 기도하며 수술을 받기로 한 22일 병원을 찾았다. 수술에 앞서 의사는 하지 않아도 되는 초음파 검진을 다시 하며 뱃속의 아이를 살폈는데 기적이 일어났다. 죽은 줄 알았던 아이의 심장박동이 살아나 진료실을 가득 채웠다.
 더욱 놀랄만한 일은 사흘 뒤인 25일 일어났다. 주일설교 후 조용기 목사님이 여느 때처럼 아픈 사람을 위해 기도하셨는데 전에 한번도 그렇게 하지 않던 남편이 한 손은 내 배 위에 그리고 다른 한 손은 자기 가슴에 얹으며 목사님의 기도 한 마디 한 마디마다 ‘아멘’으로 화답하는 것이었다. 남편의 자상한 모습에 눈물 반 콧물 반을 흘리고 있는데 기도를 마치신 조 목사님이 연이어 ‘어린아이의 유산으로 고통받고 있는 자매님이 오늘 완전히 고침 받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병원에서 혹시 모르니 ‘기형아 검사’를 하자고 해 가졌던 양수검사의 결과는 ‘정상보다 더 완벽한 정상수치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할렐루야.
 돌아보면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지만 가족 모두가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나고 견고한 믿음을 갖게 돼 그저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