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철 목사(도봉성전 담임)

 제임스 돕슨이 저술한 「4가지 감정의 치유」라는 책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의 작은 마을에 항상 지기만 하는 고등학교 미식축구팀이 있었는데, 어느날 한 부자가 분위기 일신 차원으로 “다음에 이기면 선수들에게 포드 승용차를 한 대씩 주겠다”고 하자 선수들은 흥분했다. 선수들은 황홀감에 사로잡혀 남은 7일 동안 맹렬히 연습에 임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전의 날이 왔고, 선수들은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결과는 38 대 0. 그야말로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포드 승용차의 꿈은 산산조각으로 사라졌고 그들에게는 허무함만이 남게 됐다. 준비 없이 들뜬 환호와 열정! 그것은 한마디로 소동이었다.
 과연 우리들은 무분별한 감정을 가지고 이런 소동의 주인공이 된 적이 없었는가? 돕슨은 오늘날 시급히 치료해야 할 무분별한 감정으로 죄책감, 로맨틱한 사랑, 분노, 신비한 척 하려는 것 등 네 가지를 꼽고 있다.
 먼저 그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무조건 지나친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인간의 잘못된 행동보다는 그 의도를 더 살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결과보다 원인, 그 마음의 상태를 더 중요시한다는 말이다. 마태복음 18장 35절을 보면 “너희가 각각 중심으로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내 천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둘째로 돕슨이 말하는 것은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랑은 ‘빠지는 어떤 것’이 아니라 ‘키우는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빠지는 것은 맹목적이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것은 앞으로 키워나가고자 하는 준비를 가지고 행하는 행위여야 한다. 많은 경우의 사랑이 실패하는 원인은 키우려 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하기 때문임을 돕슨은 강조한다.
 다음으로 분노에 대해 살펴보자. 성경은 모든 분노가 죄는 아니라고 말한다. 분노를 잘 조절하여 지혜를 발휘하면 되기 때문이다. 다혈질인 사람은 행동에 있어서 자기의 열정을 잘 다스리고 사용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성경은 말하기를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엡 4:26)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돕슨은 모든 신비한 척하는 사람의 음성을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의도적으로 거룩한 인상을 심으려 하는 사람은 영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다 똑같다. 자기만 특별히 잘난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요주의 인물이다. 그러한 사람은 그 중심에 반드시 교만과 이기심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고린도전서 2장 14절을 보면 “육에 속한 사람은 하나님의 성령의 일을 받지 아니하나니 저희에게는 미련하게 보임이요 또 깨닫지도 못하나니 이런 일은 영적으로라야 분변함이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래서 그 인상에 현혹되어 맹목적으로 따르다 보면 서문에서 얘기한 무분별한 소동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돕슨의 이러한 지적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무분별한 감정들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점검해 보고, 그것을 치유받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신앙의 힘으로 이러한 네 가지 감정에서 해방을 얻는 성도들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