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선교사’가 제 본 업입니다

어머니의 신유체험 후 적극적으로 복음전파 힘써
공학도의 입장에서 성경의 진실성 전파에 최선
동료 교수와 제자들 향한 전도위해 무릎꿇는 생활

* 이선희 장로(여의도순복음교회,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

 “갈릴리는 예수님의 복음 선교 활동의 중심지였습니다. 제자들도 대부분 이곳에서 부르심을 받았으며 예수님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시던 들판도 바로 갈릴리 호수의 북쪽 연안이었으며 유명한 산상보훈의 설교도 이곳 언덕 위에서 행해졌습니다. 팔복산이 성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것은 그 때까지 세상에 존재하던 모든 복의 개념을 뒤집어 엎고, 새로운 복의 나라를 선언한 곳이기에 그렇습니다. 이 곳은 산이라기보다는 갈릴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구릉인데 예수님은 여기서 여덟 가지 복을 말씀하셨습니다. 문제는 요즘과 같이 마이크나 스피커, 앰프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수천, 수만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겠습니까?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갈릴리 호수의 수면은 해면보다 2백m나 낮아 기압차가 생기게 됩니다.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소리의 특성과 주변환경을 적절히 이용한 덕분에 여기에서 앰프효과가 발생하고, 이 때문에 현재와 같은 시설을 갖추지 않았음에도 수많은 군중들에게 예수님은 팔복에 대해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부연설명이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내용은 평신도를 위한 성경학교 또는 신학교 수업에서나 나올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 내용은 서울산업대학교 매체공학과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는 음향공학 수업의 한 도막이다.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선희 장로는 분명 성경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수업이지만, 가능한 한 적용사례들을 성경에서 찾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정평이 나있다.
 교과과정뿐 아니다. 사담을 나누더라도 위에 적어 놓은 식이니 이런 그의 수업이 학생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순 없다. 좋아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반기지 않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이선희 장로는 가급적 복음적 요소들을 학문과 접목시켜 전하려 한다. ‘크리스천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니겠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말처럼 쉬운 일도 아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학생들이 교수의 수업방식과 내용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는 교수평가제가 시행되며 이는 교수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부분에 있어 그는 좀처럼 타협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왜 일까? 이는 그의 신앙생활의 출발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1978년 9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 이선희 장로는 인생의 큰 풍파를 경험한다. 평소 병치레 한 번 하지 않을 만큼 건강하시던 아버지가 죽음을 맞게 된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3개월 후 어머니마저 병상에 눕고 말았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놀랐던 식구들이었기에 급히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이미 의술로는 어찌할 수 없는 말기 암 상태라고 판정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기에 식구들은 이 병원 저 병원을 쫓아 다니며 어머니를 살리고자 애썼다. 하지만 의사로부터 돌아오는 답은 절망만을 가중시켰다. 그러던 중 주변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가면 병이 낫는다’는 말을 듣고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머니와 함께 교회를 찾았다.
 신앙을 갖기 전 그는 크리스천과 논쟁을 벌이기 좋아했다. 공학도였던 만큼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하나님과 성경의 기록들은 논쟁거리였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전의 자신의 모습은 모두 뒤로한 채 어머니를 위해 교회에 나왔다. 그리고 교회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을 찾아 어머니와 함께 금식하며 기도했다.
 그러자 기도는 기적을 불러왔다. 어머니의 몸에 사단의 불법주차였던 자궁암은 더 이상 그 육신을 어찌하지 못했다. 하나님은 히스기야 왕의 기도응답을 그의 어머니에게 허락하셨다. 3개월도 채 살지 못할 것이라던 이 장로의 어머니는 1996년 소천할 때까지 정확히 15년을 더 사셨다.
 이런 신앙체험은 그의 삶에 우선순위를 분명하게 했다. 기도의 능력을 체험한 그였기에 하루의 시작은 언제나 ‘새벽기도’를 고집한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 그가 만나고 체험했던 하나님을 전하려 한다. 이를 위해 과거 논쟁거리 삼기 좋아했던 성경구절과 내용들을 찾아 공부했다.
 이때의 습관이 그대로 남아 이 장로는 학교에 도착해 연구실에 들어오면 아무리 바빠도 말씀을 읽는다. 하루에 일정분량의 말씀을 꼭 읽고 묵상하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그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한다. 그리고 공학도 제자들을 전도하기 위해 과학적 근거와 논리들을 차근차근 세워나가고, 창조과학과 관련된 자료들도 찾아가며 연구했다.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그의 연구실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책꽂이의 구성은 재미있어 보인다. 절반은 여느 공대교수의 방처럼 전공관련 서적들이 즐비하지만, 나머지 절반에는 신학 및 신앙서적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위한 복음전도뿐 아니다. 이 장로는 서울산업대학교 내에 ‘교수신우회’를 조직해 학내 복음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미약한 수준이지만, 끝내 큰 일을 행하실 하나님을 믿기에 걱정은 없단다. 이런 그를 보고 주변에서는 ‘교회 일에만 너무 몰두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는 이들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은 한동안 목회자의 길을 놓고 열병을 앓은 적이 있기 때문. 진로를 놓고 기도하고 고민하다 찾게 된 것이 ‘캠퍼스 선교사’였다. 그의 강의에 ‘성경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 레퍼토리로 삽입된 배경이다. 이와 함께 이선희 장로는 차기 로고스교수선교회의 회장직을 맡아 캠퍼스 복음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제껏 그랬듯 에벤에셀 하나님의 강권적인 인도와 역사하심을 기대하며….
글/박재형 기자 jhpark@fgtv.or.kr
사진/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