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연 집사(광명직할성전)

불의의 교통사고… 휴유증 없이 고침받아

 지난 2월 6일, 나는 여느때와 똑같이 하루를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고 가게 문을 열기 위해 집을 나섰다. 내가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오토바이다. 그날도 역시 사고가 날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게를 향해 달려갔다.
 광명사거리에 이르렀을 때 신호등에는 직진을 알리는 파란불이 들어왔고 나는 속력을 내서 달렸다. 그런데 바로 그때, 정지 신호를 받아 대기하고 있어야 할 승합차 한 대가 신호를 어기고 좌회전을 하더니 그대로 나를 들이받았다. 나는 피할 겨를도 없이 아스팔트 위에 나가 떨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 게다가 오토바이가 쓰러지면서 내 왼쪽 다리를 덮쳤기 때문에 다리에서는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제는 죽는구나 싶은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응급실로 실려가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검사결과를 기다렸다. 한쪽에서 촬영기사들이 하는 얘기가 들려왔다.
 “아줌마, 오토바이 타고서 승합차하고 부딪혔는데 죽지 않은 것만도 기적인 줄 아세요”
 그 말을 들으니 ‘그래, 죽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나님이 나를 지켜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교통사고는 누구에게든지 당혹스럽고 끔찍한 일이 되겠지만 내 경우는 좀 특별했다. 11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을 잃고 어린 자녀 둘을 혼자 키우며 온갖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만일 이 사고로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어찌 될까? 아이들이 고생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하나님, 제 목숨을 살려주셨으니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 다리로 일을 해야 우리 식구가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제발 걸을 수 있게 해주세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의사는 전치 16주 진단을 내렸다. 왼쪽 다리가 완전히 부러졌고 특히 관절이 심하게 손상되었다는 것이 의사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의 손길은 치료과정마다 기적을 베푸셨다.
 우선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튕겨져 나와 땅바닥에 나뒹굴었지만 머리를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정확히 오른쪽 귀 뒷부분을 부딪혔지만 피 한방울 나지 않았고 병원에서도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다. 병원 의사들도 신기해 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나처럼 다리뼈가 부러진 경우에는 대개 다리가 붓고 피멍이 들기 때문에 열흘정도가 지난 후에나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붓지도 않고 피멍도 들지 않아 사고 다음날 바로 수술을 할 수 있었다. 이것 역시 기적이었다.
 수술 당일, 손발이 묶인 채로 수술대 위에 오르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신 모습이 떠올랐다. ‘예수님은 나를 위해서 이보다 더 큰 고통도 마다하지 않고 죽으셨구나’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미세현미경을 통해 부서진 뼈 조각을 일일이 맞추는 수술이 진행됐다. 실핏줄 하나만 잘못 건드려도 장애가 온다는 까다로운 수술. 의사는 6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수술은 2시간만에 끝났고 100% 성공이라고 전했다. 의사의 입으로 “수술이 기적적으로 쉽게 이루어졌다”고 할 정도였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경미해 진통제를 맞지 않고도 견딜 수가 있었다. “이런 환자는 처음 봤다”며 병원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지만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나는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한번 수술한 걸로는 절대 회복이 불가능하다면서 적어도 세번은 해야 한다던 의사의 말이 무색할 만큼 내 몸은 빠르게 회복됐고 급기야 4주가 지나자 의사가 먼저 퇴원을 권유했다. 환자 중에서 가장 많이 다치고도 가장 먼저 회복되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결국 나는 10주만에 퇴원을 했다. 충분한 치료를 받고 나가자는 생각에 6주를 더 머무른 것이다. 그리고 13주쯤 지나니 전혀 불편함 없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게 됐다.나는 보상금의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드리며 무사히 낫게 하신 것에 감사드렸다. 과부의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 항상 내편에 서서 나를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파도처럼 마음속에 밀려왔다.
 나는 사고 이후로 더욱 신실한 믿음을 갖게 됐고, 내가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은 오직 믿음뿐이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특히 아들을 주의 종으로 드리겠다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면서 더욱 주를 위해 살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