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 간직한 한반도 축소판

산세와 지형, 인간생활 최적 조건
내·외변산 자연모습 그대로 간직
천일염으로 담근 젓갈맛 일품

 빳빳하게 풀을 먹인 옷감처럼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낙엽길이 변산을 찾는 이에게 감동을 더해준다. 나무냄새가 온몸에 밸 것 같은 침엽수 길목을 지나 호젓한 숲길에 들어서면 눈보다 먼저 마음이 열린다.
  노령산맥 한 줄기가 북쪽으로 부안에 와서 서해 가운데로 쑥 들어간 모양을 이룬 변산반도는 서쪽, 남쪽, 북쪽은 모두 큰 바다이고, 산 안에는 많은 봉우리와 움푹하게 팬 곳이 많은데 이것이 변산의 특징이다. 높은 봉우리와 깍아지른 듯한 절벽, 평평한 땅이나 비스듬한 벼랑을 막론하고 모두 큰 소나무가 하늘에 솟아나서 해를 가리웠다.
 요즘도 변산에 사는 주민은 고기잡이와 소금 굽는 일을 하고, 조개를 캐는 일로 삶을 꾸려 나간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산물을 변산에서는 다 얻을 수 있다. 그래서 부안을 두고 ‘철만 나면 나라도 하나 세울 만하다’는 말을 한다. 또한 다른 어느 지방에서도 찾기 어려운 다양한 문화를 낳아 한반도의 축소판이라고도 불린다.
 변산반도는 수려한 경관 속에 난대성 조엽 상록수의 북한계를 이루며 7백여 종의 풍부한 식물 상을 담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호랑가시나무, 후박나무를 비롯해 난초, 창포, 노랑붓꽃, 노루발 등 희귀식물들이 많다. 호랑가시나무, 꽝꽝나무, 후박나무 등은 난대성 조엽상록수의 세계 최북단 자생지로서 귀중한 생물지표가 되기도 해 찾는 이가 끊이지 않는다.
 우산처럼 늘어진 나뭇가지는 ‘아직도 가을인가?’라는 착각마저 들 정도로 하늘이 보이지 않게 울창하다 숲길이 계속 이어진 변산의 산자락에는 수백년을 버텨온 전나무들이 꼿꼿이 서있다. 타박타박 발걸음 소리가 듣기 좋은 숲길을 지나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면 볼거리가 넘친다. 또한 변산은 산을 중심으로 크게 내변산과 외변산으로 나뉘어 여행객의 대부분이 바닷가의 외변산을, 나머진 내변산을 찾는다. 특히 내변산은 산이 아름다워 창조주의 미적 감각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찾는 이가 적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 조금만 깊이 들어서면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만날 수 있다.
 변산의 제1경은 직소폭포다. 산 속을 흐르는 물줄기가 거대한 돌덩이를 지나 수직으로 내리꽂히듯 떨어진다. 떨어지는 물줄기는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웅장하다. 거대한 물줄기는 작은 폭포로 계속 이어져 아름다운 골을 만들며 유유히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또한 서해바다로 눈을 돌리면 시루떡을 포개놓은 듯한 모양의 바위인 채석강을 쉽게 볼 수 있다. 채석강을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이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 기슭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수억년에 걸쳐 퇴적된 수성암으로 마치 책을 겹겹이 쌓아 놓은 듯한 형상은 감탄을 자아낸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변산반도를 찾아가려면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부안IC로 빠지면 부안읍이 나온다. 이어 30번 국도를 타면 변산이 보인다. 30번 국도는 변산반도 해안을 돌아 고창을 잇는 도로로 변산의 대부분 명소가 이 길가에 있다. 경관이 빼어나 드라이브 코스로도 멋지다.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오전 6시50분부터 오후 7시50분까지 35분 간격으로 고속버스가 출발한다. 부안시외버스터미널에서 변산까지는 15분 간격으로 시내버스가 수시로 출발한다.(문의 063-580-4434)
 산으로 갈까? 바다로 떠날까? 고민하고 있다면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변산을 찾는 것이 좋을 듯 싶다.여행정보


변산=글/조양환 기자 yhcho@fgtv.or.kr
       사진/김용두 기자 ydkim@fgtv.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