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에 불법주차 한 질병, 믿음으로 내쫓아

 모두들 고난의 유익을 말하지만, 그건 고난을 지난 후의 얘기일 것이다. ‘고난이 있음에 희망이 있음을 믿는다’는 말도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사실 고난에 직면했을 때 고난의 유익을 논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그런 상황이 2000년 말 내게 찾아 왔다. 평소 위가 좋지 않아 병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나를 진료하시던 선생님이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보더니 뜻하지 않게 자궁경부암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잔병치레는 많았지만, 이제껏 크게 아픈 적이 없어 암이라는 큰 병에 걸릴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일이 없었으니 이 진단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더군다나 신앙생활은 우리 가정에 있어 세상에서의 삶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전부나 다름없었기에 그 충격은 더 했다. 때문에 ‘도대체 내게 왜 이런 일을 주시느냐?’고 하나님께 원망 섞인 말도 많이 했다. 돌이켜 보면 신앙생활을 잘한다고 착각하며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정작 나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변함이 없는데 어려움에 마주하자 잘한다고 생각하던 신앙생활은 온데간데 없고 하나님께 원망하고 불평만 했으니 말이다.
 어찌되었건 정신을 수습하고 본격적인 투병생활에 들어가며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원망했던 것부터 철저히 회개했고, 새벽에 눈을 뜨면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교구에서도 셀 예배나 지역 모임 때면 나를 위한 기도를 빼놓지 않고 해주었다. 그렇게 기도의 단을 쌓기 시작하자 불안하던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때마침 2001년 1월 용산직할성전 축복성회에 조용기 목사님이 강사로 오셨다. 하나님이 주신 기회로 생각하고 목사님을 찾아가 기도를 받았고, 그해 3월 수술을 받았다. 장시간의 수술 끝에 의사는 “수술이 잘 돼 종양이 깨끗하게 적출 되었으니, 열심을 내 항암 치료를 받아보자”고 했다.
 이때는 이미 내 마음이 하나님께 정해져 있었기에 의사 선생님의 말이 아니더라도 두렵거나 떨리지 않았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으로 기도에 매달리며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겼다. 항암 치료 때문에 교회에 가지 못할 때면 남편은 주일설교 테이프를 가져다주었고, 교회를 가지 못한 때가 첫 주일이면 성찬도 함께 챙겨다 주었다. 주님의 몸과 피를 대하며, 내 몸에 불법주차한 암이 나와 상관없는 것임을 선포하며 이를 견인해 달라고 부르짖었다. 이제 결과는 분명했다. 예수님이 다 이겨 놓은 싸움이니 현재의 아픈 모습이 아닌 병이 다 나은 건강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투병생활을 시작한 지 8개월만에 나를 담당하며 치료하던 의사는 이렇게 빨리 나은 경우가 없었는데 암은 물론 고혈압과 당뇨병까지 깨끗하게 나았다고 진단했다. 할렐루야.
 이 일을 겪으며 우리 가정의 신앙이 더욱 견고해진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식구 모두가 살든지 죽든지 흥하든지 망하든지 성하든지 쇠하든지 하나님께 맡기는 삶을 살 것을 다짐하자 하나님이 우리 가정의 모든 것을 책임져 주셨다. 올해만 해도 장막을 넓혀 이전했고, 둘째 아이는 카이스트대학원에 입학하는 등 좋은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라기는 내가 만난 하나님을 모든 사람들이 만나 영혼과 육신이 잘되고 강건하며 범사가 잘되는 순복음의 삼중축복을 누리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