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간구 통해 백반증 고침받고 승리의 삶 돼

 고난의 터널을 지날 때는 고난의 유익함을 알지 못한다. 유익을 깨닫기에는 삶의 고단함이 너무나도 크기에 말이다. 하지만 지내보고 나면 ‘고난받음이 내게 유익하다’는 다윗의 신앙고백이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 이전하고는 분명 다름을 알 수 있다. 고난의 길 가운데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분께 매어 달릴 수 있다면 말이다.
 1982년 하나님을 영접한 내 인생은 순풍에 돛을 단듯 했다. 매일 시간을 정해 기도하는 것은 내 하루 일과 가운데 가장 소중한 부분이었고, 하나님을 믿는 데 열심을 내니 건강이라든가 물질의 축복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신앙생활의 기쁨은 나를 전도자로 봉사자로 이끌어 구역셀장으로 열심을 내며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게 했다. 나는 부족한 것이 많아 아무것도 모르지만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하는 것을 내게 주어진 사명으로 알고 복음을 전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을 전도할 수 있었다. 한 영혼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하니 내게도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었다.
 그런 내게 지난해 두 가지 고난이 찾아왔다. 하나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시작한 아들의 사업이 부도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생각지도 않았던 백반증에 걸리게 된 것이었다.
 백반증은 얼굴이나 목, 머리 부분의 피부가 군데군데 희게 변하는 피부질환으로 후천적으로 멜라닌 색소가 파괴되거나 소실되면서 백색 반점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발병 원인이나 치료법이 확실치 않은 난치성 질환으로 가렵거나 아프다든지 하는 특별한 증상은 없지만 한 번 생겼다 하면 치료하는데 애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의사는 설명했다.
 이것도 적어놓았으니 아는 것 일뿐 의사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저 피부가 희어지는 것이 겁이 났고, 이런 내 마음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군데군데 희어진 피부가 드러나는 얼굴과 팔을 갖고 전도한다는 것이 하나님을 유익하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병원에서도 백반증은 의학적으로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 방법 저 방법을 사용해 봐야 할 것 같다는 말뿐 속시원한 답을 못 들었다. 걱정을 하기 시작하니 문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쫓아왔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었다. 그저 기도 많이하고 전도 많이한다고 자부하며 살아왔는데 이런 모든 것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신앙의 교만’으로 내 안에 자리잡았던 것이다. 철저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 회개했다. 그리고 매일 저녁 철야예배에 참석해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기도하며 ‘처음 예수님을 영접했을 때의 그 마음을 회복케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러자 기도 앞에 문제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높아만 보여 넘지 못할 것 같았던 문제의 산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무너져 버리니 순식간에 평지가 되어버렸다. 의학적으로 별 치료방법이 없다던 백반증을 발병 3개월만에 깨끗이 고침받게 되었다. 할렐루야.
 아들의 사업도 위기를 넘겼다. 사업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목숨과 같이 소중히 여기던 사업의 위기 앞에 아들은 초죽음이 되었다. 교회를 잘 다니던 아들이었는데 사업을 시작하며 신앙생활에 소홀해 진 것이었다. 나는 이때야말로 아들이 예전의 신앙열정을 회복할 기회라고 생각해 ‘교회에 나가 함께 기도하자’고 권면했다. 백반증을 기도로 고침받은 것을 지켜본 아들이었기에 내 권유에 순순히 따랐다. 사실 ‘부모 이기는 자식은 있어도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다’ 말처럼 어디 성장한 아들의 신앙생활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는가. 아들을 위해 기도는 많이 했지만, 내 마음대로 움직여주진 않았기에 안타까움이 컸는데 함께 교회에 나와 기도한다는 것이 여간 기쁜 일이 아니었다. 나는 눈만 뜨면 기도했고, 아들도 시간을 정해 꾸준히 기도했다. 기도 앞에 문제는 추풍낙엽에 불과했다. 아들의 사업은 위기를 넘기고 이제는 신앙생활도 열심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난 어려움을 다시 겪으라면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지만, 고난의 열매는 우리 가정을 다시 하나님께 나아올 수 있도록 해줬다. 가족 모두가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는 것, 이보다 더한 복이 있을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