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선 목사 (강북성전 담임)

 24년 전 당회장 목사님의 명을 받은 나는 남미에 있는 브라질의 쌍파울로(Sao  paulo)에 선교사로 파송되었다. 결코 쉽지 않은 선교사역이었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차츰 안정적인 사역을 이끌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난 후, 쌍파울로 순복음교회가 부흥되고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들어서고 나니 브라질 인디언 마을에서 선교를 하고픈 소망이 불같이 일어났다.
 마침 우리교회에서 성장한 김용철 선교사가 인디언 선교에 각별한 열심과 소망을 갖고 있던 터라 그를 파송키로 하고 한달 동안 인디언 마을에 교회를 개척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준비를 마치고 쌍파울로에서 인디언 거주지인 미란다까지 자동차로 20여 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운전해서 밀림 속에 자리잡은 인디언촌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우선 교회부터 짓기 시작했다. 숲속에 갈대를 엮어 나뭇잎을 덮어서 지붕을 만들고 나무 기둥을 몇 개 세워놓은, 벽도 없이 마치 시골에서나 볼 수 있는 헛간 모양을 한 교회당이었다. 강대상은 흙으로 단을 쌓았다. 비록 초라한 모습이었지만 분명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는 예배 처소였다.
 예배시간이 되자 인근에 살고 있는 인디언 30여 명이 몰려왔다. 낯선 한국인 선교사를 신기한 듯 쳐다보았다. 통나무로 연결된 의자 밑에는 동네 개들도 입맛을 다시며 앉아 있었다. 내가 설교를 하면 김용철 전도사가 포르투갈어로 통역을 하고, 다시 인디언 청년 한 사람이 인디언 말로 통역을 했다. 3번에 걸쳐 어렵사리 전달되는 메시지였지만 인디언들은 귀를 기울여 복음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설교를 끝낸 후 병자를 위한 기도시간에 한 중년부인 인디언이 머리가 아프다며 기도를 요청했다. 나는 머리에 손을 얹고 간절히 축사의 기도를 했다. 기도가 끝나자 그녀는 즉시 자기가 사는 막사에 가서 물을 한 바가지 떠오더니 내게 내밀었다. 40도의 뜨거운 날씨에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고 목이 말랐던 터라 참 맛있게 물을 마셨다.
 통역을 해준 인디언 청년의 말에 의하면 그 여인은 수십년간 머리를 칼로 쑤시는 듯한 통증을 느껴서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하고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나에게 기도를 받는 순간 그 고통이 떠나가서 너무 기쁜 마음에 무언가를 대접하고 싶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물밖에 없으므로 물을 한 바가지 가져와서 대접했다는 것이다.
 마태복음 10장 8절에서는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문둥이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라고 말씀하고 있다. 초대교회의 복음 전도는 능력 전도였다.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이런 능력이 항상 함께해야 된다. 그 일이 있은 이후, 그 인디언 교회는 계속 성장해서 지금은 12개의 지교회를 세울 정도로 부흥되었고 수천명의 인디언 성도가 모이고 있다.
 우리 주의 사역을 맡은 평신도나 주의 종이나 누구든지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항상 성령의 권능이 함께하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