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호윤 목사(논설위원)

 태풍으로 인한 집중 호우가 쏟아진 시간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으나 그 피해는 너무나 크고 엄청나다. 산이 무너져 내리고 저수지 둑이 터졌다. 삽시간에 온 동네가 흔적없이 사라져 버리고 벼가 익어가던 초록 들녘은 물바다 뻘판이 되어버렸다.
 노아 시대에 있었던 대홍수 사건을 연상해 보면 온 천하가 물에 잠겼다는 이야기가 황당무계한 말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다.
 40일 동안 쉬지 않고 주야에 궁창의 물이 쏟아져 내리고 땅에서는 창수(지하수)가 터져 올랐으니 충분히 산이 잠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노아 시대의 대홍수가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던 것처럼 이번의 태풍으로 인한 재해는 대한민국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담고 있는 것이라 느껴진다. 수해지역 주민들이 특히 죄가 많아서가 아니라 이 나라의 지도층으로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붉은 악마를 찬양하고 교만과 타락과 미움에 찌들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태풍은 태평양에서 쉼 없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막아주시지 않으면 언제라도 한반도 전체를 초토화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지은 죄대로 심판하지 않으시고 진노중에라도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우리의 죄로 인하여 대표성을 띄고 희생양처럼 고난당하는 이웃들에게 참회하는 심정으로 도와야 한다. 이번 가을은 단풍구경이나 관광보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일구어내는 사랑의 결실을 맺는 가을이 되어야 한다.
 이 일에 그리스도인들이 앞서서 본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원봉사, 구호품 기증, 수해의연금 기부 등으로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종말을 기다리는 바른 자세를 가르치시면서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눅10:37)고 하셨다.
 입술로만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써 증명되는 바른 믿음으로 재해의 날을 슬기롭게 극복하면 하나님의 위로와 회복이 있을 것이다. 오늘도 하늘이 고요하고 푸른 것은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시는 표적인 줄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