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철 목사(논설위원)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인간의 마음은 마치 깊이를 모르는 대양의 심연과 같아서 그 안을 알 수 없는 그런 곳이다. 과학의 발달로 밝혀진 뇌의 작용으로는 전부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 그 중에서도 가장 신비한 것은 인간의 꿈이 아닐까 한다.
 정상적인 성인의 경우 매일 밤 전체 수면 시간의 약 20%는 꿈으로 채워진다고 하는데, 주로 전날의 경험들로 구성되거나 마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개인적인 갈등, 또는 염원들이 꿈으로 나타난다. 학자들에 따르면 꿈은 사람의 잠을 보호해주며, 정신적 억압을 풀어주고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꿈은 우리의 자아가 상처받을 수 있는 충격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며, 마음속에 담겨 있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를 제공하고, 동시에 인생을 좌우하는 소망을 부여한다.
 반면에 우리네 신앙인의 꿈에 대한 정의는 조금 다르다. 성경에 기록된 인물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꿈의 사람이었다. 그들은 단순한 꿈에 더불어 꿈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고 약속을 받았으며 그 꿈을 품고 살아갔던 사람들이다. 때때로 꿈은 하나님의 축복과 심판을 상징하기도 하며, 수면속의 꿈(dream)이 인생의 꿈(vision)으로 실현되기도 하였다. 꿈을 통한 하나님의 계시에 믿음으로 순종하고 신앙 안에서 성장한 사람은 하나님의 약속대로 놀라운 축복을 받았으나, 반대로 꿈을 죄로 바꾸어 탐욕과 불순종을 행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야 했다. 세상의 꿈을 꾸는 사람은 망하였으나, 신앙의 꿈을 꾸는 사람은 흥하였다.
 오늘날도 여전히 사람들은 꿈을 꾼다.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해몽하려 점을 보기도 하고, 자의적으로 해석된 욕망 속에서 절망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의 해몽은 다르다. 신앙인의 꿈은 믿음의 표현이며, 하나님의 말씀이요, 신앙의 성장을 가져다주는 교재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신앙인은 꿈의 내용 때문에 기뻐하고 슬퍼하고 소망하고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통해 신앙적으로 더욱 성장하고 나아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계기로 삼는다.
 신앙인은 꿈을 꾸면 그 꿈을 조용히 묵상하여, 꿈이 주는 모든 감정들- 두려움, 불안, 분노, 기대 등- 을 조용히 하나님께 의뢰하고 기도드린다. 그리고 성경 말씀과 그리스도의 정신에 비추어 의미를 찾아 나간다. 나아가 그 꿈을 통해 신앙적으로 더욱 성장하여 예수님을 향한 첫사랑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는다. 마지막으로 그 꿈이 복음을 실어 전할 수 있도록 선한 의미를 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 해서 모든 꿈을 하나님의 계시로 여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며, 그 꿈을 통해 조금이라도 내가 예수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계기로 삼을 때 올바르게 꿈을 해석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내 미래의 비전으로 삼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