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생 힘들게 모은 전 재산 2백70억원을 사회에 기증한 팔순의 강태원 할아버지와 2백억원을 대학에 기증한 수원교차로 창업자 황필상 씨의 선행은 큰 감동과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그동안 힘들게 모은 재산을 사회에 기증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보아왔지만, 기업도 아니고 개인이 이처럼 거금을 쾌척한 일은 흔치 않았다. 광복 후 혼자 월남해 50여 년간 억척스레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강 할아버지에게는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오늘밤에는 잠이 잘 올 것 같다”는 이 한마디는 이 땅에 살면서 할 일을 다했다는 만족감과 성취감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1백억원 상당의 서울 시내 건물을 충북 청원군 꽃동네에 기증했다. 그때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했지만, 이번에는 “나 같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이 사회에 더 있었으면”하는 생각에서 공개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에게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뜻이다.
 그는 “돈 있는 사람들이 앞장서야 돼, 재산을 자식에게 주지 말고 사회에 환원해야 우리 사회가 살아”라고 말해 우리 사회가 지향해 나가야 할 길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제시했다. 특히 “돈이라는 게, 덜 먹고 덜 자고 남보다 일 더하고 신용을 지키면 저절로 따라온다”는 그의 말은 성실과 정직이 진정한 부요를 가져온다는 교훈을 증명한다. 황 씨 또한 “내 돈이 자기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회에 재산을 환원한다면 세상일이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내에도 ‘재산 안 남기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교계 지도자들이 ‘국제기증센터’를 만들어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재산도, 신체도 하나님이 주신 것이니 나누자”는 정신에서 출발했다. 아울러 고액소득 전문인들 사이에 ‘젊어서 많이 돈벌고, 40대 후반에 조기 은퇴하여 남은 생애는 번 돈으로 선교에 직접 참여하자는 운동’이 일고 있는데 이 또한 참으로 환영할 일이다.
 ‘나눔’은 ‘섬김’과 ‘교제’와 함께 신앙의 3대 실천정신이다. 제자됨은 가르침을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실천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성경은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일3:17-18)고 했다. 
 모금 전문단체인 아름다운 재단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정기기부자는 16.3%라고 한다. 선진국의 경우인 70%보다 한참 밑돌고 있다. 진정한 나눔의 정신은 많고, 적음에 있지 않다. 순수여부에 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기부문화가 일천한 우리 사회에 교회와 믿는 이들의 역할이 기대된다.
                                                                                                     김경문 목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