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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근무제를 준비하는 교회와 크리스천



늘어나는 여가시간…가까워지는 교회와 성도

‘일’의 성경적 의미 깨닫는 계기 삼기를
 지혜로운 예배운영으로 전도활력소 기대 
 철저한 준비로 굳건한 교회세우기 과제

 ◎‘일’의 의미를 제대로!
 오래도록 끌어온 노사정위원회의 협상이 지난 5월에 결렬됨에 따라 주5일 근무제의 연내 입법은 사실상 어렵게 되었지만 아직도 이 문제가 우리 사회의 중점적인 이슈이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한 신학적 찬반 논쟁이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안식일 성수에 관한 제4계명에서 6일 동안 힘써 할 일을 하는 것이(출 20:8-10) 주5일 근무제에 대한 반대의 근거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설득력이 없다. 거기서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일’은 일터에서 일하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뜻이라면 현재 토요일에 오전 근무만 하는 것이나 주중에 있는 공휴일에 쉬는 것, 여름 휴가나 명절에 며칠씩 쉬는 것도 문제가 아닌가. 전업주부들이나 은퇴한 어르신들은 직업이 없으니 계명을 어기는 것 아닌가. 안식일에 창조의 의미를 충분히 드러내기 위해 6일 동안 힘써 할 일을 하라고 명령하신 그 ‘일’은 직업뿐 아니라 가정을 돌보는 일과 사람과의 여러 관계 등 인간사의 총체적인 일을 의미한다.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주신 창조 명령을 의미한다(창 1:28).
 이제 주5일 근무제 대책을 논의해야 하는데 우선 이 제도의 시행으로 인해 성도들이 줄 것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여행·레저업계는 주5일 근무 시대를 대비해 여러 가지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한 설문조사를 보아도 토요일을 낀 1박 2일이나 당일 일정의 여행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거의 대다수였다(94%). 뚜껑은 열어보아야 하겠으나 주5일 근무제가 성도들의 출석을 저하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주말에 더욱 힘들게 일할 사람들은?
 지금 사람들의 관심은 주5일 근무제가 되면 더 많은 여가를 즐길 사람들에게 집중되는데 먼저 생각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직장인들이 쉬고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으면 더욱 바쁘게 일해야 할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난다. 그들은 누구일까? 판매업이나 서비스업에 종사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확대된 주말로 인해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되는 휴일에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취업 인구 중 절반을 넘어서는 계약직 노동자들이나 일용 노동자들도 더 바빠진다. 주6일 일하는 상황에서도 보수가 적은 그들은 근무일수가 줄어든 만큼 줄게 되는 수입을 채우기 위해 주말에도 여러 형태로 더 일하려고 할 것이다. 또한 공익을 위해 일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늘어난 주말에 더욱 일이 많아질 것이고 상대적 박탈감도 커질 것 아닌가. 
 그렇다면 주일을 제대로 지키기 힘든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고 안식할 수 있는 길을 구조적으로 열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일을 위해서 지역 내의 여러 교회들이 순번을 짜서 요일별로 ‘주중 예배’를 마련한다면 어떨까? 도심지 교회들에서 여는 ‘직장인들을 위한 수요 정오예배’와 같은 형식의 예배를 드리는 것과 비슷하다. 주일에 일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낮 시간에 돌아가면서 매일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거의 막혀 있는 지역 전도를 위해서도 유용한 방법이다. 주일에 드리는 예배 시간에 교회에 나가야 교인으로 등록할 수도 있고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제한되어 있는 주일근무자에 대한 전도의 길을 여는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주말에 쉬게 될 사람들을 위하여!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주말에 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들을 위해서 교회는 어떤 목회 방침을 가지고 그들의 신앙생활을 도울 수 있는가? 먼저 목회자들이 노동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가 성경적 경영 윤리나 성경적 직업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노사간의 화합,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와 나누어 평균하게 하는 하나님의 법칙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고 정부가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일치와 통합도 교회가 이끌어내어야 한다는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
 첫째는 가정 사역적 측면이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사람들은 여가를 가족과 함께 보낼 계획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때 교회가 앞장서서 토요일을 ‘가족의 날’로 삼고 적극적인 가정 사역을 시도하면 바람직할 것이다. 가족들이 주말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을 교회가 알려주자. 기간, 비용, 거리 등을 고려해서 다양한 여가 활동 기획의 예를 보여주는 것이다. 1일 코스의 서점 나들이, 영화 관람 등과 같은 간단한 여가 활용부터 등산, 자전거 하이킹, 낚시, 혹은 놀이공원이나 박물관 가기, 가까운 국내 기독교 성지 탐방, 야영 등을 소개하는 것이다. 
 둘째, 목회적 측면이다. 때로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성도들이 안식하게 하는 기회도 필요하다. 교회의 주말 프로그램을 통해서 ‘교회 가족’의 하나됨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가족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기획해도 좋다. 1박 2일 혹은 주일(새벽)까지 이어지는 2박 3일의 가족 수련회를 구상할 수도 있다. 또한 복음을 들어야 할 사람들을 위한 ‘열린 예배’를 토요일에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식사와 함께 잘 준비된 복음 소개와 교제의 기회를 만들어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을 토요일 저녁 시간에 초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도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셋째는 사회 봉사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여가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성도들에게 합당한 봉사의 마당을 교회가 앞장서 마련해주는 일이 필요하다.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다하는 것은 착한 행실을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라고(마 5:16) 말씀하신 주님의 산상수훈을 시행하는 것이기도 하다.
 주5일 근무제를 대비하는 교회와 크리스천들의 노력이 일부 대형 교회만의 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단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겠고 전체 한국교회가 과제로 삼아야 하겠지만 개교회의 목회자들이나 평신도 지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교회의 상황에 맞게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준비할 때 우리에게 ‘선물’로 주어질 주5일 근무제를 통해 교회를 더욱 굳건하게 세워나가고 성도들의 삶을 보다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원용일 목사(직장사역연구소)

 

인터뷰-주5일 근무제 해보니 이렇다
강희수 안수집사(양천대교구)

 시간의 가치 알게해 준 선물같은 토요휴무
 가족과 함께 자기계발하며 보람있는 미래설계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한 달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시간여유는 늘어서 좋지만 업무시간이 줄면서 일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긴장감은 더 커졌지요”
 은행에 근무하는 강희수 안수집사는 주5일 근무제 이후 1주일이 무척 짧아진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하루 그것도 토요일 근무가 없어졌는데 실제 생활에 미친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는 것.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 7월 첫 토요일, 강 안수집사는 ‘일을 안한다는 게 이렇게 이상한 줄은 처음 알았다’고 한다. 주일이면 이른 아침에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고 문서선교회에서 봉사해왔던 터라 실제로 일을 안하는 날은 휴가와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점은 주일봉사로 인한 피로감을 풀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토요일에 쉬고 나니까 주일봉사에 더욱 활력이 넘쳐나게 됐습니다”
 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동안  좋아하면서도 하지 못했던 등산을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하루 일정이지만 여행도 갈 수 있었고 미뤄왔던 집안일을 처리할 수도 있었다고.
 “가족들은 무척 좋아합니다. 토요일에 집에서 여러 일을 함께 하니까 집안에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거든요. 하지만 언제까지 즐기기만 할 수는 없죠”
 이제는 좀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함을 알게 됐다는 강희수 안수집사는 자격증 시험준비를 위한 공부와 체력향상을 위한 정기적인 운동에 ‘쉬는 토요일’이라는 귀한 선물을 쓸 작정이다.
   구영아 기자 yaku@fgtv.or.kr

백수현 성도(카리스청년선교회)

토요휴무 4년 동안 쌓인 시간활용 노하우
주일성수와 업무연구로 보람찬 휴일 보내

 주5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놀이방 교사인 백수현 성도는 토요휴무를 하면서 많은 수확을 얻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사랑하게 된 것이 그 중 가장 큰 열매다.
 “주5일 근무를 시작한 지도 벌써 만 4년이 됐어요. 처음에는 혼자 토요휴무일을 보낸다는 생각에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주간시간계획에 맞춰 철저히 지키게 됐어요”
 백 성도는 토요일이 무척이나 바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놀이방을 찾아오는 아이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다. 아이들에게 보다 좋은 놀이시설과 배움의 장터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관련서적을 손에 쥐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주5일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는 일에 끌려다니는 듯한 기분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제가 하는 이 일에 더욱 애착이 가요. 1주일의 끝자락에서 셀식구들과 차 한잔을 건내며 여유를 갖고, 시행되는 일에 대한 평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행복합니다”
 백 성도가 지금껏 토요일에 실행한 일들은 다양하다. 영화감상은 물론, 친목회 활동, 독서, 스포츠, 가족나들이 등 다채롭고 유익한 일들이 많았다.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무척이나 중요해요. 단순히 출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되는 오락은 경제적, 육체적 손실만 가져올 뿐이죠. 휴일을 즐기는 차원에서만 끝내지 말고, 쉼을 통해 주일에 더욱 헌신 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5일 근무제를 하면서 그 어떤 일보다 주일 성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백수현 성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일하는 제자들’의 진면모를 찾아 볼 수 있었다.                  

조양환 기자 yhcho@fgtv.or.kr

 

 주5일 근무제 앞두고 한국교회 분주한 행보

 성도와 일반인들 수용할 대규모시설 확보
 복음의 새로운 장 역할 기대 모으기도
 
 주5일 근무제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교회마다 효율적인 목양을 위한 대안마련에 분주하다. 쉼과 회복 그리고 주일성수를 위해 변화에 대처하는 교회들의 움직임은 한국교회에 새로운 사역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의 교회(옥한흠 목사)’에서 운영하는 안성 수양관은 교회와 가정, 문화와 영성, 놀이와 예배, 자연과 도시의 만남이란 사역 목표가 말해주듯 아직까지는 조금 생소한 전원교회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안성 수양관은 성도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시설이 개방되고 있고, 상설 운영 프로그램으로 스포츠교실(탁구, 농구, 산악회 등), 취미교실(종이접기, 요술풍선 만들기, 구슬공예), 취업교실(네일 아트), 작은 음악회, 연극 공연(매년 3, 4회 정기 공연), 주말농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가정, 건강, 문화, 영성 등을 테마로 한 특별강좌를 개설하고 있고, 교회절기와 민속절기에 맞춘 특별 이벤트도 운영한다. 지하1층 지상6층 규모의 안성 수양관은 다양한 규모의 객실과 강의실 등을 갖춰 부부성장학교, N세대 리더십캠프 등 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수 있는 세미나를 개설, 가족공동체의 회복에 힘을 싣고 있다.
 일산 ‘광성교회(정성진 목사)’는 50여 개의 문화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어지간한 학원이나 문화센터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평일과 주말 교회를 찾고 있다. 각종 강좌에는 10명 미만의 수강인원을 유지,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해 수강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물론 자연스러운 분위기 가운데 전해지는 복음은 일반인들의 교회 정착율을 높이고 있다. 십대들을 위한 둥지(청소년 문화카페)는 주변 학교와 연계한 상담사역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반향이 크다.
 수영장과 공연장을 갖춘 교회, 안산 ‘동산교회(김인중 목사)’가 그렇다. 지하2층에 있는 수영장은 사용자의 65%가 일반인이다. 무엇보다 교회에서 운영하니 믿을 수 있고, 친절하다는 점에서 주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들을 대하는 성도들의 각오도 대단하다.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 들어와도 나갈 때는 마음대로 나갈 수 없다(?)는 성도들의 모습에서 교회성장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새안산레포츠교회(김학중 목사)’는 교회 이름에서 드러나듯 교회 내에 각종 레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다.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시설과 장소가 개방되고 있다.
 문화사역에 있어 ‘할렐루야교회(김상복 목사)’와 ‘지구촌교회(이동원 목사)’는 두 번째라면 서럽다. 청소년을 위해 할렐루야교회는 1, 2층을 스포츠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6, 7층은 수양관 시설로 만들어 영성회복과 기도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구촌교회는 30여 개의 각종 문화강좌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90여 개의 강의실은 강좌가 있을 때는 소그룹 활동 공간으로, 그렇지 않을 때는 셀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돼 지역민과 성도 모두에게 환영받고 있다.
 우리교회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도 전원교회로 탈바꿈한다(본보 8월11일자 1면 보도). 기도원 한편으로 들어서는 순복음 수련원은 주변 10만평 대지에 각종 시설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특히 우리교회 성도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시설을 개방해 복음전파의 새로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중소형교회도 제자훈련과 가정사역, 평신도 영성훈련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시설을 공유해 한국교회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일조할 예정이다.
 겉으로 아직은 조용하지만 한국교회는 변화된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한 움직임을 활발하게 벌여 나가고 있다.

박재형 기자 jhpark@fgtv.or.kr

 

 

기사입력 : 2002.08.16. pm 18:30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