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기도에 임한 응답이경화  

근석이의 회복 계기로 가정 복음화 이뤄

아들 근석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건강하지 못했다. 태어나서도 병원에 입원하고 퇴원하기를 반복해 우리 부부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여름의 일이었다. 집 앞 놀이터에서 혼자서 미끄럼도 타고 뛰어 다니며 잘 놀던 아이가 새벽녘부터 열이 나고 얼굴이 붉어지며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귀 뒤쪽이 많이 부었다. 응급처방으로 해열제를 먹이자 약간 열이 내리는 듯 했지만, 다시 열이 올라 내릴 줄 몰랐다. 아이는 잠을 자지도 못하고 힘이 없는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데 마음이 찢어지는 듯 했다. 아침이 되길 기다려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아이를 검진한 의사는 ‘볼거리’라며 약을 지어줬고, 만일 시간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으면 종합병원 응급실에라도 데리고 가라는 말을 덧붙였다. 면역력이 약한 근석이가 걱정돼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종합병원을 향해 달려갔다. 병원에서는 “바이러스에는 특별한 약이 없다”며 열이 나면 해열제를 주고 “아이 스스로가 견딜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와 하루 밤을 보내는 것이 한 주 아니 한 달을 보내는 것보다 길게 느껴졌다.
 

아이는 보채기를 쉬지 않았고, 얼굴은 계속 부어만 갔다. 결국 아침이 되자마자 다시 아이를 안고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혈압을 재고, 수액을 꽂고, 심전도 검사를 하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근석이는 손발을 떨며 실신해 버렸다. 이마는 불덩이 같았고, 손발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곧바로 의사가 달려와 근석이를 소아 중환자실로 데려가 응급조치를 취했는데, 아무런 소용없이 그 길로 꼬박 한 달을 지나도록 근석이는 깨어나지 못했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호흡조차 할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먹을 수 없으니 링거주사를 계속 맞아야 했고, 혈압이 오르지 않으니 소변이 나오지 않았다. 상가상으로 배설이 되지 않으니 아이는 풍선처럼 계속 부어 올랐다. 더욱 낙심되는 것은 의사의 말이었다. 담당 의사는 “쓸 수 있는 약은 다 써보았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취해봤으니 이제는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며 “근석이를 위해 기도하라”고 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우리 아이만 살려준다면 무엇이든 붙잡고 싶었다. 아이의 몸이 퉁퉁 부으며 몸 안의 독성물질이 쌓이기 시작하며 우리 부부는 투석을 하기 위한 수술결정을 내려야 했다. 못하는 기도지만 하나님께 매달리고 애원했다.
 

수술은 수술실이 아닌 중환자실에서 이뤄졌다. 근석이의 혈압이 너무 낮아 수술 자체가 위험하다고 했지만 근석이는 잘 견뎌줬다. 수술 후 물이 몸밖으로 배출되며 혈압이 오르고 소변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몸 안의 장기들도 거의 손상되지 않고 깨끗하다고 했다. 한 고비는 넘긴 셈이다.

 남편은 기독교 신자도 아니었고, 평소 교회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 심지어 교회나 신자들에 대한 얘기만 해도 듣지 않으려 했다. 그러던 남편이었지만 셀 식구들이 와서 기도해 주고 간 것을 고맙고 감사하게 여기며 하나님께 의지하기 시작했다. 나 또한 평소 교회는 다녀도 교회의 뜰만 밟았을 뿐 신앙이 성장하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이때는 달랐다. 기도 한 번 혼자 할 줄 모르던 내가 남편과 함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자 아무도 기대하지 못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한 달 여만에 근석이가 의식을 회복해 엄마를 찾고, 아빠를 찾았다.
 

지금 근석이는 건강하게 지내며 우리 가정의 행복발전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욱 감사한 것은 주일의 달라진 우리 가정 모습이다. 이제 남편과 아이들은 주일만 되면 “교회에 가자”고 성화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