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방(毒房)과 골방 |
김상길 목사(논설위원)
현대인들은 ‘변형자폐증’을 앓고 있다. 서로 다정하게 지내던 과거와 달리 문명의 발달이 오히려 사람들을 혼자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잘못된 자기 세계로의 이런 몰입이 존재의 질환이 되고 있다. 이것을 ‘달팽이 증후군’이라고나 할까.
언제부터인가 이 사회를 부식시키는 악성 방문화(房文化)가 등장했다. 유리방, 소주방, 춤방, 전화방 등이 그것이다. 그것은 독방(毒房)이다.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이 독방에서 쓰러지고 있는지 모른다. 너무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향유(享有)하며 성숙해지는 ‘내향성의 추구’는 축복된 일이다. 그러나 궤도이탈하여 퇴폐와 파괴를 위한 자기몰입은 비극이다.
이런 ‘독방’ 가운데 사이버 공간도 있다. 사람들은 혼자 좋아서 사이버 공간을 주유(周遊), 또는 몰입하다가 그만 자기도 모르게 수감되기도 한다. 최근 자살사이트의 등장과 그에 따른 폐해는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런가하면 얼마 전에는 범죄사이트까지 등장, 반사회적인 악행을 조장하는 글들이 떠올라 큰 충격을 주었다.
음란사이트, 무속사이트 등 이런 모든 것은 ‘독방의 흉기’다. 그리고 ‘허탄한 신화’다. 성경은 말씀하신다.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딤전 4:7)고.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가 판을 치는 세상, 우리는 ‘경건하고 은혜로운 골방의 문화’를 회복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6)고 말씀하셨다. 기도하는 골방의 몰입이 개인과 공동체를 살린다. 경건이 기회다. 시편 32편 6절은 “무릇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타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저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고 말씀하신다. 사이버 공간에도 기도사이트, 설교사이트, 찬양사이트, 나눔사이트 등 얼마나 은혜로운 방들이 많은가. 같은 몰입이라도 차원이 다르다. 이런 골방이 축복이다.
골방에서 새로운 자아, 변화받은 자아를 회복하자. 이 세상에는 사람을 죽이는 독방과 사람을 살리는 골방 두 종류의 방이 있다. 지금 현대인은 방을 선택해야 할 중대한 기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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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07.26. am 10:29 (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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