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미 성도
(은평대교구)

미숙아 ‘하늘’이 하나님의 은혜로 새생명 얻어

 내 품에 안겨 고이 자고 있는 ‘하늘’이의 모습이 마치 천사와 같았다. 불과 8개월 전만해도 하늘이를 내 손으로 재울 수 있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지금의 삶이 나에게는 꿈처럼 느껴지기만 했다.
 결혼한 지 4년이 지나도 아이가 없던 나는 지난해 6월 임신사실을 알고 남편과 함께 뛸 듯이 기뻐했다. 교회를 출석하기 전이라 점집을 찾아다니며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그런데 임신한지 25주째가 되던 11월,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면서 금방이라도 아이가 태어날 것만 같아 병원을 찾아간 결과 자궁경부무력증이라는 증세가 밝혀졌다. 설상가상으로 하혈이 계속되면서 불안한 마음은 가중됐다. 병원에서는 ‘이미 양수의 2/3가 빠진 상태이고 뱃속의 아이가 30주가 채 못되었기 때문에 태어나면 기형아가 되거나 죽을 것’이라며 아이를 포기하라고 했다.
 이럴때 내 곁에 친정어머니라도 곁에 계셨더라면….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서러움은 몇 배로 느껴졌다. 그런데 그 순간 그렇게도 싫어하던 언니가 믿는 하나님이 떠올랐다.그리고는 펜과 종이를 꺼내 기도문을 적어내려 갔다. ‘하나님 아이를 살려주세요. 아 아이만 살려주신다면 평생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마음이 절박할수록 기도는 간절해졌다. 
 간절한 기도의 힘이었을까. 계속되던 하혈이 멈추고 부족했던 양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언니, 나 기도했어. 피가 멈추면 교회 다니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부터 교회 다니려구”
 교회를 다니겠다는 말에 언니는 뛸 듯이 기뻐했다.
 입원한 지 열흘이 지나자 퇴원 얘기가 들리기 시작했고 병원에서는 아이가 달 수를 채우고 태어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었다. 기적같은 일이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퇴원하는 날, 퇴원 1시간을 남겨놓고 자궁이 갑자기 열려버렸다. 갑작스런 응급사태에 병원측은 비상이 걸렸고 아이가 살 수 있는 가망성은 또다시 희박해지기 시작했다. 죽어 나올지도 모르니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라며 의사는 새삼 주의를 시켰다.
 11월 15일, 마침내 7백60g의 사내아이가 울음소리를 내며 태어났지만 1주일 안으로 사망할 확률이 거의 90%이상이었다. 병원에서는 함께 노력해 보자며 아이를 곧바로 인큐베이터에 넣었다. 상황을 지켜보던 언니는 아이는 하나님이 반드시 살려주실 것이라며 희망을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난 그때부터 매일 주기도문을 외우며 산후조리도 제대로 되지 않은 몸을 이끌고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과 기도처에서는 1백일 기도회가 시작됐다. 언니가 속해 있는 교구 권사님의 따뜻한 돌봄과 셀원들의 집중적인 중보기도는 아이의 생명줄을 지켜주는 한 가닥 희망이었다.
 순복음인터넷방송국 홈페이지를 통해 조용기 목사님께 기도 요청 편지를 띄우면  내 아이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실 거란 소망을 안고 ‘7백60g의 어린왕자’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띄우기도 했다. 하루만에 받은 답장에는 “성도님의 사연을 들으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그러나 성령님께서 반드시 하늘이를 돌봐주실겁니다. 계속 기도하겠습니다”란 조용기 목사님의 위로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주변의 기도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인 걸까. 7백60g의 미숙아로 태어나 곧 죽을 거라던 아이는 태어난지 한달 반만에 호흡기를 떼었고 놀랍게도 올 1월 초 1㎏에서 1월 중순에는 2.7㎏로 몸무게가 불어나면서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 주었다. 병원에서는 전에 없던 일이라며 ‘모든 일이 기적’이라고만 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하나님의 손길이 이처럼 위대하다는 사실을 왜 전에는 알지 못했을까. 하늘이를 향한 하나님의 기적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미숙아 망막증과 탈장 수술을 받게 된 아이의 뱃속에 숨겨져 있던 물혹까지 제거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이 일로 남편은 주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참 신앙의 길로 들어섰다.
 그 뒤 하나님은 1백일 기도회가 99일째 되던 날, 인큐베이터에서 자라던 하늘이를 내 손으로 안아 볼 수 있도록 해주셨다. 기도의 힘으로 살아난 아이, 하늘이의 사례는 병원에서 화제가 되었고 미숙아를 출산한 산모들에겐 희망을 안겨주었다.
 아무 탈 없이 자라준 하늘이가 태어난 지 백일이 되던 날 병원에서는 고맙게도 백일잔치를 해주며 하늘이가 살아난 것이 자신들의 일인양 너무나도 기뻐했다. 정부로부터 미숙아 지원금까지 받게 된 우리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길로 이뤄진 일이기에 기꺼이 감사헌금을 드리며 하늘이를 소중하게 키우겠노라고 다짐했다.
 나와 남편, 그리고 믿지 않는 주변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알게해 준 복음의 전령사, 하늘이에게 일어난 기적적인 일이 그 분의 손길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무조록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