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우 목사(논설위원)

 한 달 여에 걸쳐 대한민국을 붉게 물들였던 월드컵대회도 종장을 고하게 되었다. 승리의 감격과 해냈다는 데서 온 자부심,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큰 잔치를 성공적으로 끝낸 데에서 온 성취감, 그리고 국민적인 응집력을 발견한 데서 온 놀라움 등 이번 월드컵은 정말 많은 자산을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는 4강 진출에 따른 신선한 충격과 거대 행사 뒤에 오는 각종 증후군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아울러 이번 대회의 성과를 거울삼아 경제와 사회 각분야에 걸쳐 성숙과 성장을 향한 치열한 자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진정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느꼈다. 극도의 경쟁환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 어떻게 경쟁상대를 극복할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값진 레슨을 받았다.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지불해야 했던 대가 그 이상으로 우리는 알찬 소득을 거둔 셈이다. 그러나 이제는 또 다른 차원의 과제를 생각해야 할 때가 되었다. 스포츠를 통한 세계적 잔치를 마친 지금 우리는 또 하나의 세계적인 잔치를 치루어야 할 자리에 오게 된 것이다.
 오대양 육대주에 걸쳐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수행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선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한 절절한 체험을 나누는 이 자리는 그 의미로 볼 때 월드컵과는 차원이 다른 영역을 포함한다. 즉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망라하는 우주적인 차원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승자와 패자가 구별되지 않는다. 거액의 상금도, 열화와 같은 인기 프리미엄도 없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대회와 유사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축구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전력을 다한 것처럼 우리의 자랑스런 선교사들도 전력을 다하여 사역해 온 것입니다. 붉은 티셔츠를 입은 응원단들이 축구팀을 격려한 것처럼 우리 선교사들에게도 성도들의 응원과 후원이 있었으며, 더 나아가 히브리서 기자가 언급한 것처럼 구름같이 둘러싼 허다한 믿음의 선배들이 하늘에서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그 일, 누군가가 꼭 해야만 하는 그 일을 해내기 위해 그들은 과감하게 결단했으며 단호하게 본토와 아비 집을 떠났다.  그리고는 고군분투하며 선교지에서 치열한 영적인 격전을 치루며 사명을 감당하다가 잠시 서로 격려하는 자리를 위하여 고국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한편 다시 한 번 선교소명을 활활 지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것이다.
 제28회 순복음세계선교대회를 맞이하면서 그간의 30년을 상회하는 선교의 약사를 돌이켜 보면 그간 여러 면에서 굵직한 변화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초기의 교민중심의 사역에서 원주민 사역에로의 중심이동, 그리고 90년대 들어서 초점을 모으고 있는 현지인 사역자 양육의 결과로 본교회는 순복음선교회의 기치 아래 괄목할 만한 선교 열매를 거두어 왔다. 이제 이 열매를 증거하며 그 기쁨을 나누는 자리에 성도 여러분을 초청한다. 이제는 선교대회 차례이다.